전공의 과반 주72시간 이상 '과로'…주당 60시간 상한 필요(종합)
전공의노조 "전문의 육성 국가 책임지고 관리-감독해야"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생이자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으로서 노동자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전공의 과반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며 상당수는 과다한 근무로 건강 악화를 느낀 적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의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이 운영 중인 데다 지난 21일부터 전공의 연속수련 상한을 24시간 이내로 제한하며 휴가·휴직에 수련 연속성을 보장해 주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됐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전공의 건강권 확보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졌다.
77.2% '건강 악화' 경험…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과로'
이날 토론회는 유청준 전공의노조 위원장의 '전공의 근로 실태와 수련환경 개선 방안', 김형렬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의 '장시간 노동과 건강, 노동시간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발제가 진행됐다.
이후 토론에는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고범석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부회장, 신동호 대한병원의학회 회장, 김새롬 인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방영식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이 참여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평균 72시간(최대 80시간), 연속 근무 24시간(최대 2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69개 수련병원, 361개 의국이 참여 중이다. 전날부턴 '전공의특별법' 개정안도 시행됐다.
하지만 현장에선 과도한 근무가 여전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9월 전공의노조가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54.8%가 시범사업 참여 의국 소속임에도 주 72시간 이상 근무한 전공의는 52.9%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77.2%는 과다한 근무로 건강 악화를 느낀 적 있다고 했다.
노조에 따르면 일부 의국에서는 △가짜 당직표 제작, 대리 당직 강요 △대체인력 없이 전공의에게 책임 전가 후 방치 △근로시간 외 업무 강제 △당직근무 위주의 근무 형태 △업무 강도 심화, 교육 기회 박탈, 환자 안전 위협 등의 사례가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유청준 전공의노조 위원장은 "전공의 건강권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으며 (개정된) 법에도 위반 시 처벌은 물론, 적정 업무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부재하다"며 "대체인력은 부족하며 수련병원은 전공의에게 의존하고 있다. 교육 시간은 확보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전공의를 수련병원에 배치, 방치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전문의 육성을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책임제와 상급종합병원 내 전문의 인력 재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시간 노동은 물론 야간 노동, 불규칙 노동 역시 심뇌혈관질환, 우울증, 자살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잘 알려진 상황에서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역시 전공의의 24시간 초과근무를 금지하고 주당 60시간 상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랐다.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과로로 인정될 수 있다. 특히 주당 60시간 미만이어도 △근무 일정 예측의 어려움 △교대제 △휴일 부족 △유해한 작업환경 △고강도 육체노동 △출장 빈번 △정신적 긴장도가 수반되면 과로로 인정 가능하다.
정부 "수련, 육성 보완책 마련 중"…근무시간 단축+질 담보 약속
토론자들은 전공의 건강권 확보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선 근무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단축에 따른 업무공백을 전문의가 메울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수련병원과 교수들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방영식 복지부 과장은 현재 진행 중인 시범사업의 평가 연구와 전공의 대상 조사 결과를 병행해 논의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며 "환경 개선에 대해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의사 1인당 환자 수도 연결돼 있으니,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 과장은 "단순히 수련 시간만 채웠다고 전문의 응시 자격을 줄 게 아니라 일정 역량을 평가할 방안과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전공의 수련·양성에 정부 차원의 정책 개발을 가속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제 일변도 대신, 각계와 같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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