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감(感)’과 ‘심(心)’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2026. 2. 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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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우리는 흔히 "자존감이 높아야 행복하다" 혹은 "자존심이 세서 탈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비슷해 보이는 단어들이지만, 그 끝 글자인 '감(感)'과 '심(心)'에 담긴 뜻을 이해하면 행복으로 가는 길이 더 명확해집니다.

'감(感)'은  행복의 '수용성을 결정'하는 센서입니다. '자존감'처럼 감(感)으로 끝나는 마음은 내면의 센서입니다. 외부의 자극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지를 결정합니다.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은 비바람이 불어도 "비에 젖어도 나쁘지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실패를 겪어도 "이 또한 나의 과정이었습니다"라고 받아들입니다. 결과가 아니라 존재를 수용하는 힘입니다.

'감'이 섬세하게 살아 있는 사람은 작은 햇살에도 따뜻함을 느낍니다. 짧은 인사에도 힘을 받습니다. 그러나 '감'이 고장 나면 아무리 좋은 조건 속에 있어도 행복을 감지하지 못합니다. 좋은 일이 지나가도 느낌이 없습니다. 칭찬받아도 의심부터 합니다.

행복은 거창한 성취가 아닙니다. 내 마음의 '감' 센서를 '있는 그대로' 읽을 수 있게 조율하는 것입니다. 0점 조정된 저울처럼, 과장도 축소도 없이 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반면에'심(心)'은 행복의 엔진입니다. '자긍심'이나 '자존심'처럼 심(心)으로 끝나는 마음은 세상을 향한 태도입니다. 이는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방향성과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자긍심은 비교에서 오지 않습니다. 내가 세운 가치와 약속을 지켜냈을 때 생기는 당당함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떳떳한 마음,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성실한 태도, 그것이 마음의 엔진을 돌아가게 합니다.

엔진이 건강한 사람은 삶에 추진력이 있습니다. 자신이 의미 있다고 여기는 곳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내가 건넨 한마디의 말이 누군가를 살렸을 때, 내가 준비한 한 번의 강의가 누군가의 방향을 바꾸었을 때, 그 순간 우리의 마음 엔진은 깊은 만족의 진동을 냅니다.

행복은 멈춰 있을 때보다 가치를 향해 움직일 때 더 크게 느껴집니다.

행복은 균형의 미학입니다. 센서와 엔진의 조화입니다. 행복 설계에 있어 가장 위험한 상태는 '감'과 '심'의 불균형입니다.

센서(感)만 예민하고 엔진(心)이 약하면 삶은 편안하지만, 성장의 긴장이 사라집니다. 자기만족에 머물며 삶의 반경이 점점 줄어듭니다. 반대로 엔진(心)만 과열되고 센서(感)가 둔하면사람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게 됩니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지쳐갑니다.

센서는 나를 이해하게 하고, 엔진은 나를 움직이게 합니다. 센서는 존재의 수용이고, 엔진은 가치의 실천입니다. 행복은 이 둘이 함께 작동할 때 가장 안정적으로 흐릅니다.

행복은 감정이면서 동시에 선택입니다. 느끼는 동시에 살아내는 일입니다.

오늘 나에게 묻습니다. "내 마음의 센서는 삶의 온기를 잘 감지하고 있나?""내 마음의 엔진은 내가 믿는 가치를 향해 움직이고 있나?"

'感'이 나를 사랑하게 하고, '心'이 나를 쓰임 있게 만듭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목적지가 아니라 잘 조율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새롭게 알게 된 이 한 번의 깨달음에서 행복은 다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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