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으로 본 윤석열 내란 항소심 쟁점은?…내란 결심 시점 등 논란, 양형에 영향 미칠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서 이제 항소심 재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판부가 내란 모의 시기 등을 특검 주장과 다르게 판단했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사법심사 가능 여부 등을 놓고도 논란의 여지를 남기면서다. 이어질 항소심에서 이 같은 부분들이 윤 전 대통령의 양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항소심이 열리면 다퉈질 쟁점으로 ‘내란 모의 시기’가 우선 꼽힌다. 22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의 1심 판결문을 보면, 특검은 ‘노상원 수첩’ 등을 근거로 ‘2023년 10월 이전’을 내란 모의 시점으로 주장했다. 반면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확한 시기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늦어도 2024년 12월1일쯤 결심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틀 전에서야 내란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2023년 12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윤 전 대통령이 군 수뇌부와 6차례 모임을 하면서 내란을 준비했다는 특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석자들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2024년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후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잡아 오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발언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를 진술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당시 술을 많이 마셨고 다른 사령관들은 다르게 진술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노상원 수첩도 내란 장기 모의를 뒷받침할 증거로 보지 않았다. 특검은 노 전 정보사령관이 2023년 10월 단행될 군 사령관 인사를 앞두고 이 수첩에 비상계엄 실행 전후 조치 등을 담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비상계엄 선포 행위의 위법성을 법원이 따질 수 있는지 문제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자체는 원칙적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는데, 12·3 비상계엄이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대통령의 계엄 선포 행위를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고 봤다. 대신 이 계엄 선포가 ‘국헌 문란 목적’을 지녔다면 내란죄로써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선 법원 내에서도 ‘재판부가 대통령의 통치권 문제까지 판단한 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결국 국헌 문란 폭동은 맞다고 판단하면서도,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사법심사 대상으로 하면 대통령이 추후 권한 행사를 주저할 수 있다’고 판결문에 적은 것은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양형에 군과 경찰의 물리력 행사 자제를 반영한 점도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군·경은 국회 및 선거관리위원회 등 침투 및 봉쇄 과정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물리력 사용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세운 (내란) 계획에 대해 자세히 보고받거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군·경의 국회 침입, 주요 정치인 체포조 운영 등 일선의 계획은 몰랐을 것이라고 봤다. 내란 당시 군·경의 구체적 계획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지휘 책임을 덜어주면서도, 현장에 투입된 군·경이 물리력 행사를 자제했다는 점은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도 유리한 정상으로 적용한 것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판결에서 내란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한 것은 “(시민, 정치인 노력과) 위법한 지시와 명령에 저항하거나 소극적으로 참여한 일부 군인과 경찰 공무원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며 양형 사유에 반영하지 않았다. 사실상 두 재판부가 엇갈린 판단을 한 것이라 향후 항소심에서 통일된 기준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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