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50일간 15% 관세' 이어 무역법 301조·품목관세 동원할 듯

이상은 2026. 2. 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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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몇달 내 새 관세 발표"…보호무역 기조 유지
임시관세 5개월 동안 준비작업
무역법 통해 '고강도 관세' 복안
< 美대법, 트럼프 상호관세 ‘정지’ >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대법원 앞 신호등에 ‘정지 신호’가 켜져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플랜 B’ 관세 도입을 시작했다.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최장 150일까지 최고 15% 관세를 부과하는 데 이어 무역법 301조를 이용해 ‘불공정 무역국가’를 상대로 관세를 추가하고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한 기존 품목관세를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 5개월 시간 벌어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예고한 글로벌 관세 15%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관세 시한은 150일이다. 이를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122조 활용도 법적으로 다툼의 소지가 있다. 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핵심 근거가 ‘국제수지 적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수입의 대가로 지급한 달러는 결국 미 국채 매입 등 자본 유입 형태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자본교역과 상품 및 서비스교역, 금융교역을 모두 포괄하는 국제수지 적자는 논리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 또 미국이 흑자를 보는 나라를 상대로 같은 관세를 일괄 적용하는 것도 법적 논리의 허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2조를 활용하기로 한 것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트럼프 정부가 유력한 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는 각각 관련 국가와 상품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 특히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행위를 근거로 하는 301조는 상대국에 통지하는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5개월 동안 이런 각종 준비작업을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하지만 예외조항이 여럿 적용된다. 품목별 관세와는 일단 중복 적용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승용차 및 전자제품, 의약품 등은 예외라고 명시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대상도 글로벌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800달러 미만 소액 소포에 대한 관세 제도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 301조 조사 ‘긴장’

자동차, 철강, 구리 등 품목별 관세의 근거 조항인 무역확장법 232조의 대상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예고만 한 상태인 반도체 관세와 의약품 관세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이를 거래 수단으로 삼아 각국을 압박할 여지도 있다. 현재 품목관세의 기본 관세율은 25%인데, 기준선을 높인 뒤 협상에 따라 이를 낮추는 방법도 쓸 수 있다.

트럼프 1기 상무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로비회사 와일리레인 소속인 나작 니카흐타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트럼프 정부의 유일한 기둥(수단)은 아니었고 솔직히 행정부는 이미 IEEPA를 넘어선 상태”라고 말했다.

가장 큰 복병은 301조다. 각국의 불공정 무역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과할 수 있으며, 관세율에 특별히 제한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에서도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때 301조를 활용했다. 법적 안정성이 훨씬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디지털 분야 미국 기업 차별 등을 언급한 만큼 한국의 온라인플랫폼법 도입 추진과 정보통신망법 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32조와 301조 외에 다른 수단들이 추가로 활용될 수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라이선스 수수료’ 방식으로 자신이 특정 국가의 수입품에 관세와 비슷한 효과를 낼 권리가 있다는 것을 대법원이 확인해준 격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관세를 모두 도입하고 실행하는 것에는 상당한 행정력이 요구된다. 국가별·품목별로 제각각 관세가 적용되는 데다 여러 부품을 합쳐 생산하는 사례 등에 관한 판단이 쉽지 않다. 트럼프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기존 관세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패키지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분명하지 않다. 5개월 뒤는 중간선거가 임박한 시기인 만큼 150일을 초과해 글로벌 관세를 이어가기 위한 의회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든 여건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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