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빚탕감 정책에 손실”…일본계 J트러스트, 韓 NPL시장 철수

도혜원 기자 2026. 2. 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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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금융사 J트러스트가 한국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철수한다.

J트러스트는 "한국 채권 회수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당국이 채권 매각을 제한해온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해제 전망이 잡히지 않아 채권 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 정권에 의한 배드뱅크(새도약기금) 제도가 통과되는 등 사업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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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채권추심업계]
새도약기금 도입에 업황 나빠져
채권회수사업 수년간 적자 허덕
자회사 TA자산관리대부 매물로
금융권 부실채권 관리부담 우려

일본계 금융사 J트러스트가 한국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철수한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채권 매입 제한 규제에 빚 탕감 정책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서민과 자영업자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업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금융권의 NPL 처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J트러스트는 13일 한국 자회사인 TA자산관리대부의 지분 전체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TA자산관리대부는 NPL 매입 및 관리 회수 사업을 하는 회사다. 주요 수익원은 회사가 매입한 NPL을 회수할 때 발생하는 이익이다.

J트러스트는 2011년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를 인수하며 한국 대부업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후 사업 무게중심을 저축은행으로 옮겼다. 2015년에는 하이캐피탈대부와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 지분을 매각하며 대부업 자산을 정리했고 현재 국내에서는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NPL 자회사인 TA자산관리대부까지 매각하면서 한때 공격적으로 확장했던 국내 대부 및 채권 회수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는 것이다.

J트러스트는 이번 매각의 배경으로 한국의 대부업계 규제를 지목했다. J트러스트는 “한국 채권 회수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당국이 채권 매각을 제한해온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해제 전망이 잡히지 않아 채권 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 정권에 의한 배드뱅크(새도약기금) 제도가 통과되는 등 사업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TA자산관리대부의 수익성은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하게 나빠졌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2022년 1억 8100만 엔(약 16억 9100만 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23년 5200만 엔(약 4억 8600만 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2024년에는 다시 7600만 엔(약 7억 1000만 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한때 고수익 구조를 보였던 영업이익률도 크게 낮아졌다. 일본 기업 리서치 업체 셰어드리서치(Shared Research)가 2024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TA자산관리대부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71.8%에 달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0년 21.2%, 2023년에는 13.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J트러스트의 자산은 637억 원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J트러스트의 이번 결정이 위축된 국내 채권 추심 업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6월 이후 과도한 추심 방지를 이유로 대부 업체의 개인 연체 채권 매입을 제한하면서 NPL 업권의 영업 기반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한 대부 업체 관계자는 “2020년 개인 연체 채권 매각 협약 이후 개인회생·신용회복 채권 중심으로 매입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업황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대부업계는 J트러스트가 매각 사유로 언급한 새도약기금에 대한 부담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연체 채권 매입가율은 약 5% 수준인 반면 업계에서는 최소 25~30%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부채권매입추심업자의 최초 매입 시점 평균 매입가율은 33.4%다. 이 때문에 상위 30개 대부 업체 중 새도약기금 자율 협약에 가입한 곳은 13곳에 그친다. 또 다른 대부 업체 관계자는 “100만 원짜리 채권을 20만~30만 원에 사왔는데 정부가 5만 원에 사간다는 것인데 NPL 업체 입장에서는 손실이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NPL을 처리하는 업이 있어야 대출과 사후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며 “생태계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혜원 기자 dohye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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