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새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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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나는 남겨지지 않는다.
새는 나를 관통하고 동시에 나를 지운다.
새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사라지고 오직 날아가는 새를 뒤따르던 그 찰나의 눈빛만이 남는다.
인간은 문명을 짓고 부수고 다시 짓는데, 몇 마리의 새를 바라보는 나는 오직 시선으로써 영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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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새들이 머리를 뚫고 지나간다
돌아보는 나는 매순간
돌아보는 그 자세로 없어진다
새들이 노래 부르며 그리는 유선(流線)
그 명료한 구름 속에서 사람들이 걸어나온다
집을 짓고 도로를 건설하는 건 그들에게 쉽다
그러나 가장 덩치 큰 새의 노래를
모든 구름은 닮는다 가장 덩치 큰
새를 감추는 구름마저 새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 힘으로 한 인간을 키우는
책 속의 활자라든가 (후략)
- 강정 '새' 부분
새를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나는 남겨지지 않는다. 새는 나를 관통하고 동시에 나를 지운다. 새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사라지고 오직 날아가는 새를 뒤따르던 그 찰나의 눈빛만이 남는다. 인간은 문명을 짓고 부수고 다시 짓는데, 몇 마리의 새를 바라보는 나는 오직 시선으로써 영원해진다. 새들이 하늘에 그리는 한 줄의 선. 그것만이 세상의 진리일 때가 있다. 주체와 객체가 역전되는 그 시간을 받아들이기, 그것이 인생의 결론일 수 있다. 작은 세상이 더 커지려고만 했던 나를 부수고 다시 짓는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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