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美 ‘블루아울發 신용위기’ 올까

미국 대형 사모펀드 투자사 블루아울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루아울 캐피털 코프 II(OBDC II)’ 펀드의 분기별 환매를 중단하고 대신 향후 자산을 매각할 때마다 발생 수익을 간헐적으로 반환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다시 신용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루 아울 캐피털 (Blue Owl Capital)은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대체 자산 운용사로, 뉴욕 증권거래소에 ‘OWL’이라는 티커로 상장돼 있다. 테크·소프트웨어 크레디트에 특화된 제품군을 가진 사모시장 중심의 대체투자 운용사로, 크레디트(사모신용, 직접대출), 부동산, GP(펀드 운용) 등 세 가지 플랫폼을 통해 307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OBDC II’는 2017년 만들어진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에 직접 대출해주거나 지분 투자하는 사업개발회사(BDC) 형태의 펀드다. 작년말 기준 183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자산의 공정가치는 16억달러 규모다. 2024년말 기준 투자 산업 구성 비중은 인터넷·소프트웨어가 10.1%로 가장 높고 음식료 8.4%, 제조업 8.1%, 헬스케어 테크 8.0%, 의료 서비스 7.2% 등이다. 국제신용평가사 S&P와 피치로부터 각각 투자적격등급 중 최하위인 ‘BBB-’ 등급을 부여받았으며,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OBDC II’가 위기에 몰린 건 지난해 9월 미국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연이어 파산하고, 사모 신용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면서다. 지난해 1~9월 OBDC II에 대한 환매 요구는 1억5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특히 3분기에는 순자산가치(NAV)의 6%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이 발생하며 허용한도 5%를 초과하는 등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
고금리 등으로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례가 증가한 데다 비은행 대출시장의 투명성 부족 등이 지적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OBDC II 투자 비중이 높은 소프트웨어 업종이 인공지능(AI)에 대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기술주 낙관론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환매 수요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커진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에는 OBDC II 투자 자산들의 유동성은 낮았다. 사모신용 시장에서 자산 간 구조적 미스매치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된 것이다.
또한 금리 하락으로 상장된 OBDC와 비상장된 OBDC II간 아비트리지 거래(차익거래)가 발생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블루아울은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자사의 더 큰 펀드인 OBDC와의 합병을 시도했 지만 합병으로 약 20%의 손실을 보게 되는 OBDC II 투자자들의 반발에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에도 블루아울은 “합병이 완료될 때까지 환매를 재개하지 않겠다”며 OBDC II에 대해 일시적 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일본경제신문(니혼게이자이)은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자금 인출하는 것을 막는 것은 극단적 처방으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며 “BDC펀드는 투자와 자금조달 목표, 방식 등에서 과거 발생한 ‘BNP파리바 쇼크’와는 다르지만, 운용 자산의 건전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일단 시장 불안이 올라간 뒤에는 즉시 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 쇼크’는 2007년 8월, 프랑스 BNP 파리바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펀드 3종의 환매 중단을 전격 선언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사건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사모 신용시장의 위험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며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바퀴벌레들이 튀어나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미국 금융시장에 신용위기나 제2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과장됐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번 사안의 핵심은 리테일 대상 사모대출 펀드가 약속했던 분기별 정기 환매를 사실상 종료하고 자산 매각 대금으로 일괄·수시 현금 반환 구조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일종의 구조변경 개념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OBDC II 환매 이슈는 펀드의 기초자산이 부실해 발생한 문제라기보다는 BDC의 구조와 신뢰에 따른 것”이라며 “BDC는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이 제한돼 있는 까닭에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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