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납입했는데… 돌려 받지 못한 '보험 원금' 되찾는 법 [재테크 Lab]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6. 2. 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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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딩크족 재무설계 2편
정 때문에 구매한 보험
‘불완전 판매’라면 보상 가능
객관적 증거만 충분하면
보험 계약 무효로 돌릴 수 있어

금융상품이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약관은 두껍고 용어는 난해하다 보니, 소비자는 설계사의 '말'만 믿고 가입서류에 서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 틈을 파고든 '불완전 판매'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부부가 이 케이스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납입금을 되찾아봤다.

해지한 지 오래된 상품이어도 분쟁 조정을 통해 못 받은 납입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의 정情 문화는 재테크에선 종종 독이 되곤 한다. 보험 설계사인 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혹은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 생각해서 덜컥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보험이나 자동차 판매업계에서 '지인 영업'이 여전히 성행 중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꼼꼼히 따져보지 않은 대가가 혹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정이온(가명ㆍ44), 최유정(가명ㆍ40)씨 부부도 이런 경험을 겪었다. 이온씨는 5년 전, 지인으로부터 "은행보다 이자가 높은 3년짜리 적금형 상품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인이 추천한 건 적금이 아닌 '보험'이었지만, 이온씨는 큰 의심을 하지 않고 가입했다. 약관이나 내용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품은 당사자가 사망해야지만 보상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이었다. 이미 1000만원이 넘게 납입금을 낸 상황.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차린 이온씨는 서둘러 보험을 해지했지만, 손에 쥔 환급금은 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약관 규정상 중도 해지했기 때문이란 게 이유였다.

안 그래도 가계부가 적자인 상황에서 재테크마저 실패해 큰 상실감을 느낀 부부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들었다. 1편에서 봤듯 부부가 충동 소비를 일삼은 덴 이런 심리적인 요인도 깔려 있었다. 현재 부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무너진 가계부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필자와 상담을 진행 중이다.

지난 시간에 살펴본 부부의 재정 상황을 요약해보자. 둘 다 벤처기업을 다니는 부부의 월소득은 700만원. 남편이 400만원, 아내가 300만원을 번다. 부부의 1년 상여금은 600만원 정도지만, 정기소득이 아니므로 제외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651만원,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83만원, 금융성 상품 50만원 등 784만원이다. 월 84만원 적자가 나는 셈인데, 1편에서 용돈 30만원과 식비 20만원을 줄여 적자 규모를 34만원으로 축소했다. 부채로는 전세자금 대출(잔여 1억2000만원)과 자동차 할부(잔여 1200만원), 신용카드 할부(900만원) 등이 있다.

부부의 재무 목표는 2가지다. 하나는 10년째 제자리걸음인 돈 관리 시스템을 바로잡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해를 본 종신 보험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필자는 우선 남편의 '보험금 찾기'부터 도왔다. 부부는 '이미 해지한 지 2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망설여했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보험 설계사가 상품을 판매할 때 중요한 내용을 알리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설명했다면, 이는 명백한 '불완전 판매'다. 이 경우 가입 후 시간이 지났더라도 납입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에 민원 제기를 하면 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분쟁조정 절차가 시작되고,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조정 결정이 이뤄진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보험계약을 무효로 돌리거나 원상회복할 수 있다. 유형마다 다르긴 하지만 청구 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이고, 상황에 따라 5년까지도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건 증거다. 당시 설계사와 나눈 대화를 갖고 있거나 가입 안내 자료 등이 있다면 고객이 이길 확률이 매우 높다. 이런 필자의 조언에 따라 부부는 당시의 자료를 근거로 민원을 제기했고, 돌려받지 못했던 나머지 납입금(700만원ㆍ총 1200만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잃어버린 돈을 되찾은 뒤엔 기존의 보험(60만원)도 리모델링했다. 부부의 보장 방향성과 맞지 않는 일부 보험을 정리하고, 중복된 특약을 삭제했다. 대신 자녀 없는 딩크(DINK) 부부의 노후에 필수적인 간병비 보험을 추가해 안전망을 보강했다. 이 과정을 통해 월 보험료는 60만원에서 40만원으로 20만원 줄었다.

불완전 판매로 구매한 보험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도 보상 받을 수 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유류비ㆍ교통비(75만원)를 손봤다. 남편은 출퇴근 거리가 꽤 되는데도 매일 자차를 이용한다. 필자의 제안에 따라 남편은 대중교통을 활용하기로 했다. 처음엔 주 1회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통비를 75만원에서 60만원으로 15만원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렇게 2차 지출 줄이기가 끝났다. 부부는 보험료(20만원), 교통비(15만원) 등 35만원을 줄였다. 이에 따라 34만원 적자도 1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출은 많이 줄이지 못했지만, 부부가 잊고 살았던 보험 환급금을 얻은 게 무엇보다 큰 소득이었다. 여기서 만족하긴 이르다. 부부는 옷 사고 여행 가는 데 쓰는 비정기 지출을 줄여야 한다. 부부는 소비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다음 3편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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