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터리 비용 27% 하락… 재생에너지 확산 ‘청신호’

옥기원 기자 2026. 2. 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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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EF, ‘2026년 균등화 발전비용' 보고서
25년 78달러→35년 58달러… 가스발전보다 경제성↑
대형 배터리 저장장치 비용이 지난해 4분의 1 이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베터리 공급 시스템. 엘지에너지솔루션 누리집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국내 재생에너지 확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균등화발전비용(LCOE) 기준으로 가스발전보다 가격 경쟁력이 생긴 만큼,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 결합 모델이 신규 발전 시장의 제1 대안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미국 에너지 시장 분석기관인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독립형 배터리 사업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메가와트시(㎿h)당 78달러(야간 비상전원 운영 위한 4시간 표준설계 기준)까지 떨어졌다. 직전 연도 107달러와 비교해 한해 사이 약 27%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화력발전이나 원전 등 대형 전원의 비용이 상승하거나 정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균등화발전비용이란 해당 발전설비의 전 수명 동안 생산한 전력의 평균 비용을 산출한 값으로, 발전원별 경제성을 비교하는 데 활용된다.

업계에선 에너지저장장치의 비용 급락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재생에너지 설비와 전기차 산업을 둘러싸고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최근 대용량(100~500㎿) 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면서 생산 단가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도 “배터리 셀 가격의 하락, 설계 개선, 업계 내 경쟁 심화가 비용 절감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각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역시 배터리 비용을 절감하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봤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의 경제성은 ‘비상전원’으로 활용되는 가스발전(LNG)과 견줄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 추산을 보면, 국내 기준 가스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은 ㎿h당 90달러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 최대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반면 배터리 저장비용에 태양광 발전 비용을 더한 재생에너지-배터리장치 결합 모델의 최대 비용은 110달러 수준으로 나와, 가격 측면에서 가스발전과 충분히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관측이다.

에너지저장장치의 비용 하락은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의 유입으로 전력망 부담이 커진 국가들에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날씨에 따른 전력 생산의 간헐성 문제 해결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간 에너지저장장치의 높은 비용은 재생에너지 간헐성 대응의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우려를 일정 부분 불식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고서는 2035년 에너지저장장치 비용이 ㎿h당 58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전력 공급량 기준으로 국내 원전 균등화발전단가(약 53달러·에너지경제연구원 추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만약 글로벌 태양광 시장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 산업이 확대돼 규모의 경제가 더욱 커지고, 반대로 원전의 영구 처분시설 건설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반영돼 단가가 상승할 경우, 원전과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 결합 모델의 경제성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아마르 바스데브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 선임 연구원은 “에너지저장장치 비용 하락은 태양광 프로젝트 수익을 강화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망 안정화 대응 체계에서 재생에너지 저장 중심의 전력 시스템 전환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력발전과 원전 등 막대한 설비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발전 체계를 넘어,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 결합 모델이 주류 전력 설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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