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환급 최대 1750억 달러⋯기업들 대혼란 불가피 [관세 리셋 쇼크]
환급 방식ㆍ기준은 안갯속
기업 개별로 소송 대응 전망
중소기업에 더 큰 부담 관측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이미 걷힌 거액의 관세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둘러싼 법적·행정적 후폭풍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 위법 판결을 내렸지만, 최대 1750억 달러(약 254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관세 환급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아서 환급 절차와 소송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불법 관세 환급’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결국 향후 5년 동안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위법 판결에 반대 소수 의견을 낸 브렛 캐버노 대법관도 “이번 판결이 단기적으로 심각한 실무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환급 이슈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공식 집계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발생한 상호관세 수입이 총 1335억달러에 달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산하 초당적 재정 연구기관인 ‘펜-와튼예산모형(Penn-Wharton Budget Model·PWBM)’은 올해 관세 수입도 분석해 환급액이 최대 1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 징수 방식은 선불제다. 수입업자는 CBP에 보증금을 예치하고 미리 예상 관세액을 납부해야 물품을 미국으로 들여올 수 있다. 정부는 이후 해당 상품에 대해 최종 관세액을 확정하는데, 이를 ‘청산’ 절차라고 하며 보통 물품 반입 후 314일이 지나 이뤄진다. 이에 수입업자들은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하는 동안 최종 관세 확정 절차를 중단해 달라며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역법원에는 이미 환급을 요구하는 수입업자들의 소송이 1000건 이상 제기돼 있으며, 앞으로도 대규모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는 “각 수입업자는 환급을 받기 위해 개별적으로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양한 기업을 포괄하는 집단소송이 성립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무역법에 따르면 수입업자들은 환급 청구를 위해 2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 무역절차는 소규모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막대한 소송비용과 법원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환급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관세를 지불한 주체가 규정 준수 및 관세 납부 책임이 있는 ‘공식 수입업자’가 아닐 수 있어서 환급을 신청한 모든 기업이 돈을 받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로이터는 “일단 환급금이 지급되면 실제로 관세를 부담한 기업과 공식 수입업자 사이의 계약 관계에 따라 누가 최종적으로 돈을 가질지 결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무역단체들은 이 전체 과정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배경으로 일부 기업들은 자신들의 관세 환급 청구권을 월가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