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속도 낮춰지나... 생명 지키는 '제동' 목소리↑

손유지 2026. 2. 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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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사고 급증... '속도 규제'가 해법으로
속도 20km·15km 하향 시 안전 효과 입증
대구·광주 사례, 규제가 이용 만족도 높여
산업·정부·지자체 공조 통한 안전 인프라 시급
[지데일리] 전동 킥보드가 도로를 질주하다 보행자와 충돌, 소중한 생명이 순식간에 꺼져버린 충격적인 장면이 뉴스를 장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단순 실수가 아닌 반복되는 과속과 안전 미비의 필연적 결과였다. 
전동 킥보드 사고가 급증하며 과속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최고 속도를 시속 20km로 낮추고, 고위험 구역 15km 제한·안전 교육·헬멧 의무화 등 다각적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AI생성

이처럼 전동 킥보드의 안전 비상이 고조되면서, 최고 속도 제한 강화 목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이용자 탓으로 돌리기 어려운 이 문제의 핵심은 속도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산업적 관점에서도 이 변화는 불가피하며,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화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국내 한 통계를 보면 전동 킥보드 사고는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관련 교통사고 건수가 2.5배 급증했다. 이는 공유 서비스 확산과 맞물려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 Device, PM)가 본격 허용된 후 더욱 가속화됐다. 

2023년엔 사고 건수가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사망 사고 상당수가 과속으로 인한 돌발 충돌이었다. 2024년에는 2021년 규제 강화 후에도 사고가 줄지 않고, 오히려 무단횡단과 야간 운행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통계는 전동 킥보드가 보행자 밀집 도심에서 취약한 이동 수단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고 증가의 근본 원인은 구조적 취약성과 속도 과다다. 전동 킥보드는 바퀴가 작고 무게 중심이 높아 포트홀 하나에도 쉽게 넘어지기 쉽다. 현행 법정 최고 속도 시속 25km는 자전거 수준이지만, 제동거리가 길고 충격량이 크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서 시속 25km 주행 시 정지거리는 8.3m에 달하며, 보행자 충돌 시 중상 확률이 95%에 이른다. 

반면 속도를 20km로 낮추면 제동거리가 26% 줄고 충격량이 36% 감소하며, 15km로 더 낮추면 64%까지 줄어든다. 이는 운동에너지 공식(E=1/2 mv²)에 따른 논리적 결과로, 속도 20% 하락만으로도 에너지 36% 절감 효과가 난다. 

실제 대구시는 2023년 조례 개정으로 최고 속도를 15km로 제한한 결과, 상반기 사고 29% 감소와 사망자 제로를 기록했다. 광주 지역도 800대 대상으로 20km 제한 시범 운영 중이며, 초기 효과가 주목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속도 하향이 사고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입증한다.

특히 야간이나 자전거·보행자 겸용 구간, 어린이·노인 보호구역에서 속도 제한이 필수적이다. 연구소는 해당 구간 자동 15km 제한을 업체에 권고했으나, 현행은 자율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용자 측면에서도 과신과 미숙이 문제다. 안전모 미착용, 2인 탑승, 음주 운행이 빈번하며, 완주 지역 사례처럼 학생들이 무허가로 이용해 학교 주변 사고 위험이 높다. 면허 의무화보다 속도 제한이 현실적이며, 초보자 대다수인 이용자 특성을 고려한 규제가 우선이라는 한국교통연구원의 분석도 주목된다. 속도만 낮춰도 반응 시간 여유가 생겨 방어운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산업적으로 살펴봐도 속도 제한은 공유 서비스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한국 시장은 라임, 킥고잉, 씽씽, 지바이크, 스윙 등 업체가 주도하며 지난해 기준 이용자 5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사고 급증으로 보험료 폭등과 소송 증가가 업체 수익을 잠식 중이다. 최근 사고 건수가 급증해 손해율 산정이 어렵다는 업계 평가가 주를 이룬다. 

킥보드 운영 업체들은 속도 제한에 부정적이지만, 대구·광주 사례처럼 제한 후 이용 만족도가 오히려 상승했다. 속도 하향은 차량 내구성 향상(배터리·모터 수명 연장)으로 유지비 절감 효과도 크다. 

글로벌 추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PM 최고 속도를 20km로 통일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5마일(24km) 제한으로 사고 40% 줄였다. 한국 업체들은 EU 인증 제품 도입으로 경쟁력을 높일 기회다. 

반대로 규제 미비 시 시장 위축과 지자체 공유 금지 조치(이미 일부 지역 시행)가 현실화될 수 있다. 산업계는 안전 기술 투자(자동 감속 칩셋, GPS 연동 제한)를 통해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제는 이용자 교육과 인프라 부재다. 공유 앱에 속도·안전 교육 강제화가 미흡하고, 헬멧 대여 비율이 20% 미만이다. 도로에 PM 전용 공간이 부족해 보행자와 충돌 위험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속도 20km 하향을 검토 중이나, 업계 반발로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속도 제한 목소리가 커지는 건 당연하다.

전동 킥보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속도 제한 강화를 넘어 다각적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먼저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법정 최고 속도를 시속 20km로 낮추고, 고위험 구간에서 15km 자동 제한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구시의 성공 모델처럼 전국 확대가 필수적이다.

다음으로 공유 업체에 안전모와 보험을 기본 요금에 포함시키고, 앱 내 AI 교육 모듈을 강제 도입해 이용자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다. 아울러 산업계가 속도 제한에 최적화된 배터리 효율 10% 이상 신제품 개발에 투자, 시장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 지자체는 PM 전용 도로를 기존 10% 이상 확충하고 단속 인력을 늘려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교통안전 전문가는 "다양한 접근으로 전동 킥보드를 위험 수단에서 안전 이동 수단으로 바꿀 수 있다"며 "대책 지연은 더 많은 희생을 부를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