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은 몰라도 어르신 생신은 챙겨야죠” 이태석 대표의 멈추지 않는 생신상 봉사

김소현 기자 2026. 2. 22. 15: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몸이 성할 때까지 이 일은 계속하고 싶어요."

수원특례시에서 10년째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수원 토박이' 이태석 이교수한정식 대표(70)는 매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상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이 생일상을 받고 '평생 처음 이런 대접을 받아본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생신상 봉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상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태석 이교수한정식 대표. 김소현기자


“몸이 성할 때까지 이 일은 계속하고 싶어요.”

수원특례시에서 10년째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수원 토박이’ 이태석 이교수한정식 대표(70)는 매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상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족과 단절됐거나 홀로 지내는 취약계층 어르신이 대상이다. 특별한 생신상 봉사는 올해 5월이면 3년째를 맞는다. 지금까지 참여한 어르신은 3천여명에 달하며 한 달 평균 100여명이 식당을 찾는다. 원천동, 우만동 두 곳에서 시작해 현재는 수원 내 12개 동과 정기적으로 생신상을 마련하고 있다.

생신상이 차려지는 날이면 식당은 작은 잔칫집으로 변한다. 어르신들은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기도 한다. 다음 생일을 벌써부터 기다린다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표는 자신의 생일을 제대로 챙겨본 기억이 거의 없다. 생일이 음력 1월1일로 명절과 겹쳤기 때문이다. 그는 “한동안 생일이라는 게 나와 상관 없는 일처럼 느껴졌다”며 “사랑을 받아 봐야 남에게도 사랑을 줄 줄 아는 건데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 소중함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봉사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어르신들이 생일상을 받고 ‘평생 처음 이런 대접을 받아본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매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상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태석 이교수한정식 대표. 김소현기자


생신상 봉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달 중 절반 가까이가 행사날로 채워진다. 이 대표는 행사날이면 차량을 몰아 어르신을 모시러 가고 식사가 끝난 뒤에는 다시 집까지 모신다. 시간과 체력이 많이 소모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나눔을 선택한 배경에는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이 있다. 식품가공을 전공한 그는 내성적인 성격에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영업직에 뛰어들었다. 이후 정수기 사업, 중고매장 운영,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수차례 실패와 재기를 반복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세금까지 밀릴 정도로 위기를 겪었지만 도시락을 개발해 판매하며 버텼다. 이 대표는 “집사람과 월세 20만원짜리 방에서부터 시작했다. 부도도 겪고 직원 수십명을 거느려 보기도 하면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라며 “돈도 벌어 봤고 써 보기도 하면서 결국 다 흘러간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봉사를 이어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기쁨과 기대를 드릴 수 있다면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서는 “전국의 홀몸노인과 기초수급자를 위해 더 많은 곳에서 함께했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 대표의 식당에서 차려지는 한 상의 밥상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삶과 삶을 연결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고 있다. 그의 작은 실천은 오늘도 누군가에게 ‘다음 해’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다.

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