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KBO 와야 하나, 싱글A 선수에게 만루포 굴욕… 첫 등판서 굴욕, 인생 도전 쉽지 않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에 계약한 고우석(28·디트로이트)은 2년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계약 당시까지만 해도 2024년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 금방이라도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줄 알았는데, 그 기다림의 시간이 2년이나 이어지고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24년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한 고우석은 더블A로 내려가 조정 기간을 거쳤으나, 샌디에이고는 당시 마이애미의 교타자 루이스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고우석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마이애미 이적 후에도 트리플A·더블A 등 마이너리그만 전전했다. 2025년 스프링트레이닝에는 초청 선수로 합류했으나 수건을 이용해 섀도우 피칭을 하다 손가락이 부러지는 황당한 부상에 울기도 했다.
결국 2025년 시즌 중반 마이애미마저 고우석의 연봉을 모두 감수하며 포기했고, 이후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잦은 부상과 경기력 저하고 끝내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했다. 그렇게 2년 계약이 모두 끝났다. 많은 이들이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도전의 뜻을 접고 KBO리그로 돌아올 것이라 예상했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간 고우석은 복귀시 LG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여기서 의외의 선택을 했다. 지난 2년간 이루지 못한 메이저리그의 꿈에 다시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아직은 젊은 나이라 1년 더 도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다시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조차 없는 계약이라 불확실성이 컸다. 그럼에도 고우석은 꿈을 좇았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진정성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고우석은 22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 스타인브레이너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당초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이 없었기에 출전 일정이 불투명했으나 이날 전격 등판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았다. 차라리 없었으면 더 좋았을 등판이었다. ⅔이닝 동안 만루홈런 한 방 등 4피안타(2피홈런) 4실점으로 무너졌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135.00으로 시작했다.
고우석은 이날 팀이 3-13으로 크게 뒤진 8회 1사 후 등판했다. 8회 시작부터 등판한 맷 셀링어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크게 무너진 상황이었다. 셀링어의 투구 수가 너무 많아지자 디트로이트 벤치는 불펜에서 만약의 사태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던 고우석을 호출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1사 주자 만루에서 첫 타자인 로데릭 아리아스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출발을 망쳤다. 초구 94.3마일(151.8㎞)짜리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갔는데 아리아스가 이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아리아스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데뷔까지 한참이 남은, 지난해 싱글A에서 뛰었던 선수였다. 그러나 고우석은 이 아리아스와 초구 승부에서 실패하며 찜찜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고우석은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해 태그업을 준비하러 파울 라인 바깥으로 향했지만, 공이 넘어가는 것을 허무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아리아스는 맞는 순간 홈런을 확신했다. 타구 속도 104.2마일(167.7㎞)의 강한 타구가 368피트를 날아갔다. 홈런이 아니었어도 장타를 만들기 충분한 타구질이었다.

고우석은 다음 타자인 마르코 루시아노를 2루 땅볼로 정리하며 이닝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겼다. 다만 그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유인구 두 개가 모두 크게 빠지면서 풀카운트 승부까지 갔다. 6구째 낮은 패스트볼로 범타 처리하기는 했지만 아슬아슬한 코스였다.
그 아웃카운트 하나가 정말 쉽지 않았다. 이어 등장한 요르빗 비바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94마일(151.3㎞)짜리 패스트볼이 정직하게 한가운데 몰렸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내야를 빠져 나갔다. 이어 페이튼 헨리에게 역시 포심 승부를 하다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타구 속도가 무려 107마일(172.2㎞)짜리 하드히트 중에서도 하드히트였다.
결국 다음 타자인 잭슨 카스티요에게 다시 우중월 3점 홈런을 맞고 실점이 크게 불어났다. 2B-1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93.7마일(150.8㎞) 포심패스트볼이 존에 들어갔는데 카스티요가 이를 정확하게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카스티요 또한 지난해 상위 싱글A에서 더블A로 올라온 선수였다. 더블A 23경기에서 타율 0.210을 기록한 선수로 기록이 돋보이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그러나 고우석의 공을 치기에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줄 점수를 다 준 고우석은 타일러 하드맨을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이미 경기 기록지는 망가진 후였다. 두 명의 마이너리그 좌타자에게 연거푸 홈런을 맞으면서 힘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18개의 공을 던졌고, 패스트볼 9구, 커브 4구, 커터 4구, 스플리터 1구를 던졌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3.6마일(150.6㎞)이었다.
고우석은 오는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예정되어 있고, 사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선을 보일 시간이 짧다. 디트로이트도 조만간 캠프를 떠날 고우석의 사정을 알고 서둘러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첫 등판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올해 생존 가능성이 낮아졌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선수 중에서도 순번이 중·하위다. 이제 몇 번 없을 기회를 반드시 살리는 게 중요해졌고, WBC 대표팀도 고우석의 컨디션을 우려할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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