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깨우고 사고의 힘을 기르는 국어 교육에의 기대

기호일보 2026. 2. 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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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에 가르쳐야 합니다. '악문(惡文)' 이렇게 쓰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최근 보수 논객 조갑제 선생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일축하며 내놓은 이 말은 단지 한 정치적 논쟁의 훈수가 아니다.

국어 시간은 '읽기·쓰기·말하기·듣기'라는 언어의 4가지 기능을 넘어 더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텍스트를 해석하고 사실과 주장, 논리와 감정을 구분하며 타당한 근거 위에서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다.

국어 시간은 그 힘을 기르는 가장 강력한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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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전 인천 산곡남중 교장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국어 시간에 가르쳐야 합니다. '악문(惡文)' 이렇게 쓰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최근 보수 논객 조갑제 선생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일축하며 내놓은 이 말은 단지 한 정치적 논쟁의 훈수가 아니다. 그것은 오늘 우리가 교실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어떤 사고의 힘을 길러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조 선생이 던진 "정신 차리세요. 투개표 조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반문은 의심을 부르는 논리적 허점과 사실을 왜곡하는 서사(敍事)의 허술함을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국어 교육은 바로 그 허술함을 가려내는 능력을 키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국어 교육은 단순한 문법 교육이나 문학 감상이 아니다. 국어 시간은 '읽기·쓰기·말하기·듣기'라는 언어의 4가지 기능을 넘어 더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텍스트를 해석하고 사실과 주장, 논리와 감정을 구분하며 타당한 근거 위에서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롯한 각종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시대에 국어 교육의 역할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제 학생들은 정보를 읽는 것이 아니라 해부해야 할 상황이다. 

악문은 단순히 문장이 어색하거나 표현이 미숙한 글을 의미하지 않는다. 악문은 '논리적 결함을 숨기는 글', '사실보다 감정을 앞세우는 글', '읽는 이를 오도할 목적으로 구성된 글'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악문은 악한 의도를 가진 문장이며 악문을 판별하는 능력은 곧 시민으로서의 자질이다. 조 선생의 발언은 바로 이 점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투개표 조작이 가능하다고 믿는가?'라는 물음에는 사실과 상식, 제도적 안정성을 고려한 현실적 판단의 역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국어 시간은 이제 '비판적 사고의 훈련장'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실제 사회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기사, 칼럼, 주장, 댓글 등을 교재 삼아 문장의 구조와 논리의 흐름, 근거의 적절성, 표현의 편향성을 분석해야 한다. 이는 단지 글을 '잘 쓰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왜 어떤 글은 사람들을 현혹하는가', '왜 어떤 글은 신뢰를 주는가'를 탐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국어 시간은 그렇게 현실 사회의 문해력을 키우는 지적 수업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교사는 학생들에게 사고의 균형을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모든 주장에는 나름의 맥락과 관점이 존재하므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정적 결론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이다. 사실 확인을 우선하고 다양한 출처를 비교하며 감정적 언어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야말로 민주시민의 기본기라 할 것이다. 국어 교육은 바로 이 기본기를 체계적으로 길러야 한다.

결국 조갑제 선생의 발언이 던지는 의미는 명확하다. 국어 교육은 더 이상 교실 안의 학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 이어지는 다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글자를 읽는 법만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악문을 분별하는 능력은 곧 진실을 향한 감각이며 허위와 선동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패막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교육이 해야 할 일은 어쩌면 매우 단순하다. 점차 극단화되어 가는 학생들에게 '정신 차리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신을 차릴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국어 시간은 그 힘을 기르는 가장 강력한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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