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發 ‘우주 태양광’ 청사진…한국 기업, 차세대 전지로 승부수

송준영 시사저널e 기자 2026. 2.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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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AI 데이터센터, 전력 해법으로 급부상
기술 격차·상용화 속도가 시장 선점 좌우

(시사저널=송준영 시사저널e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태양광을 다시 무대 중앙으로 불러냈다.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이를 태양광으로 구동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면서다. AI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우주 태양광으로 대응하겠다는 이 구상은 에너지 산업의 지형을 바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태양광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예고한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고효율 태양전지와 차세대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신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는 우주에서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다만 우주 태양광 시장 선점을 위해선 기술 성숙도와 상용화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Pixabay + ChatGPT 생성이미지

밤 없는 우주, 지상보다 효율 '8배'

일론 머스크는 연이어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상을 내놓으며 태양광을 핵심 전력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100만 기를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AI 연산을 위한 군집 위성을 구축하고, 여기에 장착된 태양전지판으로 우주 공간에서 필요한 전력을 자체 공급하겠다는 의도에서다.

해당 계획안에 따르면 스페이스X 측은 "우주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는 위성들을 발사하는 것은 '카르다쇼프 2단계 문명'(태양의 모든 에너지를 활용하는 문명)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며 "수십억 명을 위한 AI 앱(서비스)을 지원하고 인류의 다(多)행성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중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AI와 우주를 잇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지목했다. 그는 당시 "(태양광으로 구동되는) 우주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선택"이라며 "AI를 두기에 가장 비용이 낮은 장소는 우주가 될 것이고 이는 2년, 길어도 3년 안에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각각 연간 100GW 규모, 총 200GW에 달하는 태양광 제조 능력을 미국에 구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우주 AI 데이터센터 추진과 함께 지상에서부터 태양광 공급망을 대규모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상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발언이 나온 이후 우주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졌다. 우주 태양광은 태양 궤도와 동기화하면 밤낮없이 24시간 발전이 가능하고, 날씨나 대기 상태의 영향을 받지 않아 지상 태양광이 안고 있는 간헐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동일 면적의 태양광 패널로도 우주에서는 지상 대비 약 5~8배 높은 효율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안정적인 전력 공급 측면에서 우주 태양광의 강점이 부각된다. 지상 태양광처럼 출력 변동을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태양광만으로도 24시간 상시 전력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력망 구축과 냉각 인프라, 입지 규제 등 지상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우주 태양광이 AI 시대의 새로운 전력 해법으로 거론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우주 태양광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머스크가 제시한 우주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구동할 수준의 전력을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효율 경쟁뿐만 아니라 우주 환경에서의 성능과 구조적·비용적 제약까지 함께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태양광 자체 기술과 관련해선 새로운 소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KB증권이 2월5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용 태양광은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계열을 사용하지 않는다. 방사선 내성이 낮고 무거우며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용 태양광은 △무게 △면적당 효율 △접힘 △방사선 내성 △강도 및 복구능력 △탠덤(tandem·다층 적층 구조)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파장 영역대 등이 중요한데 이를 충족시킬 차세대 태양광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소재가 페로브스카이트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결정 구조에서 이름을 딴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제조 과정에서 빛을 흡수하는 파장대를 조절할 수 있어 단일 소재로도 고효율 구현이 가능하며 다른 태양전지와 결합한 탠덤 구조에서는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매우 얇고 가벼워 경량화가 중요한 우주·항공 분야에 적합하고 방사선 내성과 자가 치유 특성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과 속도 모두 잡으려는 K태양광

국내 기업들은 이미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태양전지 개발 및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은 2019년부터 페로브스카이트 관련 연구에 나선 상태이며 시장에선 2028년 이전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태양광 기업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국내 대표 전력 공기업인 한국전력 등도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연구개발 중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우주용 태양광을 별도로 개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차세대 태양광으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관련 연구개발은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해당 소재는 우주 태양광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관건은 양산"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페로브스카이트 양산을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국내 기업의 기술적 역량은 우주 태양광 시대의 기회 요인으로 평가된다. 우주·AI 인프라용 태양광은 범용 제품보다 기술 난도가 높아, 기술 격차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속도'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머스크는 AI와 로봇, 우주를 연결하는 필수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지목했고, 이는 태양광 산업 전반의 수요 확대와 밸류에이션 확장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머스크의 급격한 태양광 확장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그의 구상 속 핵심 밸류체인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에 대한 명확한 기술적 우위와 조기 상용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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