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붐으로 자산 폭등한 美 빅테크 리더들, ‘절세’하러 회사도 집도 옮긴다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2. 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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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0% 마이애미行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비치(Miami Beach)./조선DB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가 미 콜로라도주(州) 덴버에 있는 본사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옮긴다고 최근 발표했다. 2020년 8월 실리콘밸리에서 덴버로 본사를 옮긴 뒤 6년여 만에 다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이다. 최근 팔란티어가 이민단속국(ICE) 등과 협력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본사 근처에는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못할 만큼 반대 시위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팔란티어가 마이애미를 선택한 이유는 절세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로리다주는 주 소득세와 자본이득세가 없다. 또 부동산세 등 다른 세금 혜택도 많은 편이라 기업인을 비롯해 부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테크 업계에선 최근 세금이 더 낮은 곳으로 기업이나 주거지를 옮기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절세가 쉬운 마이애미가 새로운 거점으로 급부상 중이다. AI 붐으로 더 많은 부를 쌓아 올리면서 세금 부담이 퍼지고,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억만장자세’ 부과까지 검토하자 이런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절세 위해 마이애미로

마이애미가 있는 플로리다주는 미국 내에서 세금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다.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주 소득세가 0%고, 부동산세도 다른 주에 비해 세율이 낮은 편이다.

반면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주 소득세가 최대 13.3%다. 법인세도 8.8%로 높은 편이다. 최근엔 올 1월 1일 기준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이상인 주민에게 자산의 5%를 세금으로 매기는 ‘억만장자세’를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 등이 있는 텍사스는 플로리다처럼 주 소득세는 없지만, 부동산세가 집값의 1.5~2%에 달해 미국 내 상위권 수준이다.

테크 기업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 등 리더들도 마이애미로 본거지를 옮기고 있다. 상시 거주하지 않더라도 세법상 거주지를 옮기면 절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테크 부자들이 저택을 사들이면서 3000만~1억5000만달러 고급 맨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마이애미에 저택을 매입했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2023년 미 워싱턴주에서 마이애미로 거주지를 옮겼다. 당시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고 했지만, 미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연간 약 10억달러 절세 효과를 누리고 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도 마이애미 부동산 계약을 마쳤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역시 자신의 투자 회사 사무실을 지난해 12월 마이애미에 열었다.

◇‘세금 최소화’ 테크 리더들 비판

AI 붐 이후 테크 기업 리더들의 자산은 몇 년 새 수십 배 폭증했다. 이 때문에 내야 할 세금 역시 커졌다. 20일 기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1~10위 중 7명이 테크 기업 리더였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순자산이 6720억달러(약 973조원)에 달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20년 50억달러였던 자산이 1560억달러(약 225조원)로 30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세금을 적게 내거나 절세하려는 테크 리더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절세 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기는 데다,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으로 가지고 있는 이들이 주식을 팔기 전까지는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아 소득세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자들의 낮은 세금은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며 “억만장자들이 다른 납세자보다 과세율이 낮은 현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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