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딸기 모종, 이제 제주에서 직접 키운다
10만주 이상으로 단계 확대
제주 딸기 농가들이 지난 20여 년간 육지에서 구입해 쓰던 모종을 올해부터 제주에서 직접 공급받아 증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탄저병 등 병해에 노출된 불량 묘가 반복 유입되면서 수확기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피해가 누적돼 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우량묘 사용이 딸기 재배 성패의 90%를 좌우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딸기 재배 농가에서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농사랑딸기 작목회원과 지역 농업인 20여 명이 참석해 모종 품질, 인력 수급, 농업용수 안정 공급 등 현장의 애로 사항을 공유했다.
현장에서는 육지산 묘 의존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나왔다. 최근 이상기후로 육지 육묘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병해 감염 묘 유입이 늘었고, 이로 인해 수확 시기가 한 달 가까이 늦어져 ㎏당 1만∼2만 원의 가격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농가들은 “제주에서 직접 육묘할 경우 이동 과정의 병해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며 도 차원의 전담 육묘 시설 지원을 요청했다.
오 지사는 전담 육묘 시설 지원 가능 여부 검토와 함께 딸기 연구 전문 인력 확보 방안 등도 살피기로 했다.
도내 모종 자급 체계가 구축되면 도외 구매 비용과 물류비가 줄고, 제주 기후에 맞는 적기 정식이 가능해져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초기 겨울 시장 선점에도 유리해진다.
모종 자급과 함께 수확기 방제와 노동력 절감을 위한 기술 보급도 병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9월부터 딸기 재배 농가 5곳을 대상으로 천적 7종을 순차 투입하는 친환경 방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확기에 농약 살포가 제한되는 시설 딸기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농촌진흥청 분석에 따르면 10a당 방제 경영비를 약 14% 절감할 수 있다.
간담회에서는 스마트팜 고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농가들은 보조사업이 개별 장비 단위로 분산 지원되다 보니 시스템 간 연동이 어렵고 사후 관리에도 한계가 있다며, 초기 시설부터 통합 구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 지사는 히트펌프 전환 사업 확대와 하우스 비닐 부착형 태양광 패널 실증사업을 딸기 작목반으로도 넓혀가겠다고 답했다.
제주 딸기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4년 기준 도내 시설 딸기 재배 규모는 30㏊·106농가이며, 연간 조수입 102억3000만 원에 이른다. 도내 생산의 95%는 대정읍·한경면·한림읍에 집중되고 있다.
겨울철 온화한 기후로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장기 수확이 가능하고 난방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것이 제주의 구조적 강점이다.
국내 딸기 소비도 꾸준히 늘고 있다. 딸기는 먹기 편하고 겨울철 대체 품목이 마땅치 않아 1인당 연간 소비량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수출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수경재배 확산 등 기술 고도화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딸기 생산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 지사는 “카페든 호텔이든 딸기는 없이는 매출을 올릴 수 없는 기본 원재료”라며 “365일 안정적인 소득 확보라는 측면에서 청년 농부를 육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딸기 모종 보급을 위한 연차별 계획을 세워 도내 소비 자급률 100%를 목표로 생산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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