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유통 대모’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 영면…향년 85세[종합2보]

문현호 기자 2026. 2. 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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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초기 성장 주도한 ‘유통 여제’… 면세점·백화점 기틀 닦아
말년엔 사회공헌 주력, 52만 명에 2500억 규모 나눔 실천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85세.(사진제공=롯데재단)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향년 85세.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신 의장은 대한민국 유통 산업의 근대화를 이끈 1세대 경영인이자, 롯데그룹의 성장을 뒷받침한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42년 신 명예회장과 첫째 부인 고(故) 노순화 씨의 장녀로 태어난 고인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의 설립 및 확장을 주도하며 그룹 유통 부문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국내 최초의 면세점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며 한국 유통 시장의 고급화와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을 역임하며 상품 기획과 브랜드 유치 실무를 진두지휘한 점은 업계 내 고인의 독보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2년 이후에는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 등을 이끌며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했다. 신 명예회장의 유지에 따라 40여 년간 약 52만 명에게 25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이어갔으며, 특히 청년 인재 육성과 소외계층 지원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에는 보유 중이던 롯데그룹 상장사(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지분을 모두 정리하며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완전히 물러나 재단 운영에만 집중해 왔다.

화려한 경영 성과 이면에는 굴곡진 가족사도 있었다. 2015년 발생한 ‘형제의 난’ 당시 신동주·신동빈 두 남동생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입점 비리 등에 연루돼 구속기소 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말년까지 장녀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도와 재단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창업주의 복지 철학을 계승하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족으로는 장혜선 이사장을 포함해 1남 3녀를 뒀다. 장례는 장 이사장이 상주를 맡아 장례식장에서 '롯데재단장'으로 사흘간 치르며,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한남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