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소화 잘되니까 위에 문제 없다?... 위암 진단 상당수가 무증상
처음엔 소화불량 비슷해 방치하기 쉬워
조기 위암은 내시경 시술로도 완치 기대

평소 소화가 잘되고 속이 편안하다고 해서 위 건강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위암은 초기 통증이나 뚜렷한 불편함 없이 조용히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암 환자 상당수는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검진 중 암을 발견한다.
22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 유병자는 36만6,717명(2023년 기준)으로, 전체 암의 13.4%를 차지했다.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남성 유병자 수는 24만257명으로 전체 암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유병자는 과거에 위암 진단을 받고 현재 생존해 있는 모든 이를 말한다.
위암 발생 원인은 짠 음식과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 흡연과 음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등 다양하다. 이들 요인이 위 점막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이 세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위암이 생기게 된다.
초기 위암은 가벼운 속쓰림이나 더부룩함 등 단순 소화불량과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체중 감소와 상복부 통증,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위암 진단과 예방의 핵심은 위내시경 검사다. 위 점막의 미세한 변화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위암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인 위 선종이나 이형성 병변은 내시경으로 절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단계에서 치료하면 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진행성 위암은 위 절제 수술과 항암치료가 필요하지만, 점막이나 점막하층 상부에 국한된 조기 위암은 내시경 점막하박리술(ESD) 같은 치료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ESD는 전신마취 없이 내시경으로 병변 하층에 약물을 주입한 뒤 정밀하게 절제하는 최소 침습 치료법이다. 김승영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시술은 위를 절제하지 않고 병변만 정교하게 떼어내는 방법”이라며 "수술보다 입원 기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일상 복귀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위암 예방의 첫걸음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과도한 염분 섭취와 가공식품을 줄여 위 점막 손상을 막아야 한다. 김 교수는 “금연‧절주를 생활화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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