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기후부 상설협의체 가동…30년 물 갈등 해법 찾나

이동욱 기자 2026. 2. 2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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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간담회 개최
농업 피해·보 개방 연계 문제 집중 논의
부산시, 상생기금·농산물 구매 등 제안
2월 중 주민 설명회·3월 초 협의체 출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계기관 간담회가 20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찬수 창녕군대책위원장,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관, 박완수 경남도지사, 박상웅 국회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오태완 의령군수, 성낙인 창녕군수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남도

30년 해묵은 '경남 물 부산 공급' 난제가 그동안 지역 간 갈등을 넘어 상생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함께 주민 설득에 나섰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계기관 간담회가 20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최대 쟁점인 농업 피해 우려를 덜어내고 지역 상생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김찬수 창녕군반대대책위원장,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관, 박완수 경남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박상웅(국민의힘·밀양의령함안창녕) 국회의원, 오태완 의령군수, 성낙인 창녕군수가 참석했다. 주민대표, 정부 국장급 간부와 시도지사, 해당 군수 등이 모여 소통하는 자리였다. 합천군을 비롯해 이 사업 수혜 지역인 창원시·양산시·김해시·함안군 부단체장도 배석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2021년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 마련 이후 5년 가까이 진전이 없다. 창녕·의령 낙동강 강변여과수와 합천 황강 복류수로 하루 90만t을 취수해 경남 중동부에 48만t, 부산에 42만t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창녕 길곡·부곡·이방면과 남지읍, 의령 낙서·지정면 등 8곳에서 하루 71만t, 합천 청덕면에서 하루 19만t을 각각 취수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인근 낙동강 수질 오염으로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위해 사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경남에서는 해당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취수원 주변지역 지하수위가 낮아지면 농업 피해가 우려되고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으로 개발도 제한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2024년 4월에는 의령군과 부산시가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상생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의령군민들이 주민 동의와 군의회 보고가 없었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불과 2주 만에 의령군이 협약 해지를 통보하며 파기됐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계기관 간담회가 20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열렸다. /경남도

이번 간담회에서 경남도는 주민 생존권 보호와 실질적 상생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박완수 도지사는 "물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취수 과정에서 취수 예정지역 주민들에게 부담과 희생이 전가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경남도 기본 입장"이라며 "정부의 명확한 사업 계획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설명, 실질적 보완 대책이 전제돼야 주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창녕 상생발전기금 조성 △창녕군 출신 학생 장학금·기숙사 지원 △창녕군 농산물 구입 지원 등 취수지역 상생협력 방안을 보고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취수원 다변화는 부산시민 오랜 염원으로 지역 주민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주민 우려를 해소하고 전문가 검토와 지원 대책 마련을 통해 부산·경남이 상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취수지역인 의령군과 창녕군, 주민대표는 △농업용수 부족 대책 △규제 지역 확대 차단 △실질적인 지역 지원사업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박상웅 의원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물 부족 해소는 상생과 협력으로 풀어가되 취수지역 부담을 고려해 식수와 농업·생태환경을 함께 놓고 과학적 데이터로 면면히 검증해야 한다"면서 "주민 동의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전제로 정부가 남동부권 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점별 취수 계획 △지하수위 영향 범위 △지하수위 감소 대책 △손실보상 방안 등을 설명했다. 또 주민들이 우려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학적인 검증 과정을 강화하고 기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후부는 '4대강 자연성 및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해 낙동강 보(창녕함안보·합천창녕보)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개방이 추진되면 낙동강 수위가 저하되고 지하수위까지 낮아지는 문제를 우려하는 지역사회 분위기도 있다. 이에 간담회 참석자들은 보 개방 문제 해결을 전제로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경남도는 간담회 합의사항과 주민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기후부와 협의해 사업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남도와 부산시는 2월 중 창녕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식 설명회를 여는 데 뜻을 모았다. 반대대책위는 읍면 의견을 수렴해 기후부와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기로 했다.

기후부 차관급 이상이 참여할 상설협의체는 3월 초부터 △보 개방 문제 △피해대책 △상생지원 방안 등 논의를 이어간다. 박 지사는 "오늘 간담회는 갈등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소통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100%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중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