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수 지원 받던 중 미국 장기체류한 연구자...대법 “연구비 환수 정당”

학술지원사업에 선정돼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나 연구 기간 동안 미국에 체류한 연구자의 연구비를 환수한 교육부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국악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한 국악이론 연구자 A씨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참여 제한 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6월 한국연구재단이 공고한 학술지원사업에 응모해 대상자로 선정됐다. 약 한 달 뒤 A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했고, 2021년 5월까지 체류하며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교육부는 A씨가 학술지원사업 관련 협약을 위반했다며 연구비 6600만원을 환수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환수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한국연구재단의 ‘허가 없는 해외 장기출장’을 담은 과제관리 안내서가 지원사업 공고 당시 개정중이라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연구재단이 과제관리 안내서에 관해 설명할 의무가 존재함에도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과제관리 안내서를 계약 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과제관리 안내서는 ‘해외 출장’의 경우에만 허가를 요구하고 있기에 출장이 아닌 ‘해외 체류’는 허가가 필요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1심은 교육부에 연구비 환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육부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학술지원사업 관련 협약이 A씨의 해외 체류를 금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지원사업 공고가 연수기관을 국내 대학으로 제한했으나 신청자의 거주지에 관한 요건은 정하지 않았고, 연구수행 관련 출장에 허가가 요구된다는 이유만으로 A씨의 사적인 해외 체류까지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학술지원사업 관련 연구가 물리적 출근을 요구하지 않아 해외 체류 때문에 과제물 창출이 불가하거나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볼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2심은 판결을 뒤집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해외에 체류하면서 과제를 수행한 건 협약을 위반한 게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고 내용에 적힌 문구인 ‘박사 후 국내연수’는 ‘박사 후 국외연수’와 달리 국내연수기관에서 연구과제 수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연수기관의 지리적 위치와 연구과제의 수행방법을 분리해 별개로 파악할 수 없다고 봤다. A씨가 해외에서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자료 수집이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국내연수로는 볼 수 없으며, A씨가 연구기간 내내 지도교수와 연수기관의 장, 한국연구재단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해외에서 체류하며 과제를 수행한 것 역시 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교육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가 연구 기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 체류한 것을 협약 위반이라고 본 결론은 정당하다”며 “원심의 판단에 협약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유모순,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또는 판단누락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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