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 "상호관세 위법"…韓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 계획 유지"

박연신 기자 2026. 2.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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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우리 정부는 상호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약속한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일단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전날 미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했음에도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선정 절차를 계획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한 미 행정부 대응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며 "한미 간 관세 합의 이행과 관련한 우호적 협의도 중단 없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사법부의 최종 판단으로 상호관세는 무효가 됐지만, 자동차·철강 등에 부과된 품목관세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반도체·바이오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글로벌 관세' 10% 부과를 발표한 데 이어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추가 거론하며 관세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미 투자 약속을 축소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오히려 더 큰 통상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미 투자기금 조성과 투자위원회 설치 등을 담은 '대미투자특별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신속한 집행을 위해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위원회’를 구성해 프로젝트 후보 검토를 진행 중입니다.

최근 박정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실무단이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상무부 등과 투자 협의를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는 오는 24일 입법 공청회를 열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특위는 다음 달 9일 활동 종료 전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고, 여야는 다음 달 5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일부 야당은 상호관세가 무효가 된 만큼 투자 합의 역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360억달러 규모의 1호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하고 2호 사업 선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역시 발전·에너지·핵심광물 등 전략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구체적 투자 분야와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통상 당국은 일본·대만 등 유사한 통상 환경에 놓인 국가들이 투자 계획을 수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합의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향후 미국의 관세 환급 절차, 글로벌 관세 시행 여부 등 정책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국내 업종별 영향 점검과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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