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쏘아 올린 韓 로봇 가능성…여섯 가지 핵심 경쟁력은

박성호 기자 2026. 2. 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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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촉발…韓, 로봇산업 허브 급부상
수요·정책 등 'D·E·S·I·G·N' 경쟁력 원천 주목
현대차그룹, 발맞춰 '30년까지 125조 韓 투자
아틀라스 백덤블링 모습 [출처=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면서 피지컬AI와 결합한 로봇 산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때 보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이 글로벌 로봇 산업 허브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는 한국이 가진 여섯 가지 핵심 경쟁력을 'D·E·S·I·G·N'으로 정의한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구현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제조·물류·판매 등 전 밸류체인에 걸쳐 확보 가능한 기업으로서 실제 현장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AI 학습에 사용하고 이를 다시 제품에 적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향후 모빌리티부터 로보틱스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산업을 확대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로봇 산업 경쟁력은 'D·E·S·I·G·N'이라는 여섯 가지 핵심 요인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D·E·S·I·G·N이란 ▲Demand(수요) ▲Experience(운영 경험) ▲Supply Chain(공급망) ▲Infrastructure(인프라) ▲Government(정책) ▲Network(산업 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대한민국은 향후 로봇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민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로봇 도입을 통한 산업 자동화의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4∼2034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및 추가 필요인력 전망'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노동시장은 고령화 등에 따른 향후 인구구조 변화로 오는 2030년부터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 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고용정보원은 산업연구원에서 목표로 제시한 장기 경제성장 전망치(2.0%)를 달성하려면 2034년까지 노동시장에 취업자 122만2000명이 추가로 유입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인구 감소는 제조업, 물류, 의료, 요양, 서비스 전반에서 구조적인 인력 공백을 만들어내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이 누적되고, 서비스 품질과 안전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또, 숙련 인력까지 감소하며 운영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로봇 도입은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산업과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는 분석이다. 로봇은 인력 대체 수단을 넘어 작업을 표준화하고 위험을 줄이며, 제한된 인력으로도 일정한 품질과 안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현장 로봇 '운영 경험'을 보유한 국가이기도 하다. 로봇 친화적인 산업 구조가 기술의 실증과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제조업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뒤를 잇는 싱가포르(730대, 2위) 및 독일(415대, 3위)과 큰 격차를 보인다. 

특히 제조업 분야 로봇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로봇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 공정 설계부터 운영, 유지보수, 안전 관리까지 아우르는 현장 역량이 산업 전반에 축적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안전 기준, 유지보수 체계, 사람과의 협업 노하우는 물류와 서비스 등 다른 환경에서도 유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대한민국은 새로운 로봇 분야로 확장할 때 이미 검증된 운영 체계를 기반으로 상용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로봇 친화적인 산업 구조도 로봇의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산업은 정밀 공정과 연속 가동이 필수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로봇은 인체에 무리가 가는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하고, 공정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생산 라인의 24시간 가동을 뒷받침하게 된다.
스팟이 현장을 순찰하는 모습 [출처=현대자동차그룹]

또한, 대한민국은 로봇 개발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부품들이 촘촘하게 연결된 후방 산업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로봇은 모터, 감속기,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 등 수많은 부품이 정밀하게 결합된 복합 시스템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뿐 아니라 설계, 시험, 개발, 양산을 뒷받침하는 후방 산업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 영역에서 스타트업부터 중견 및 대기업까지 밀도 있게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이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하고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구동계 영역에서는 정밀 모터, 감속기, 액추에이터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산업용 로봇부터 서비스 로봇까지 폭넓게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센서 영역에서는 비전, 거리, 힘 센서를 중심으로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이 로봇으로 전이되고 있다. 제어기와 전력 관리 분야 역시 산업 자동화와 전장 기술 경험을 보유한 기업들이 참여하며 로봇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뒷받침한다. 

특히 로봇 생태계는 고정된 공급망이 아닌 현장 요구에 따라 진화하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로봇 기업의 기술 요구가 높아지면 부품 기업도 이에 맞춰 기술을 고도화하고, 현장에서 축적된 피드백은 다시 설계와 제조 과정에 반영된다. 이와 같은 상호작용은 로봇 산업과 후방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초고속 통신망과 클라우드 데이터 '인프라'가 촘촘한 ICT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봇을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연결된 시스템으로 운영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봇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관제, 원격 진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데이터 수집 및 학습, 보안 등 모든 과정이 운영의 핵심 요소다. 특히 로봇 보유 대수가 증가할수록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ICT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기반 운영 환경을 바탕으로 로봇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장애를 조기에 감지하며, 소프트웨어를 신속하게 배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 역량이 결합되면서 운영 데이터를 학습 자산으로 전환하고, 인지·판단·작업 수행 등 로봇의 핵심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대한민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로봇 산업 확산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정책적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로봇을 연구개발하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실증 기회 제공, 현장 적용 확대, 인력 양성, 산업 생태계 조성까지 포괄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정책적 토대는 2024년 1월 확정된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2024~2028)」에서 제시된다. 해당 로드맵은 로봇을 보급, 실증, 규제 개선, 인력 양성까지 포함한 산업화 대상으로 규정하고, 중장기 확산 경로를 제시한다.

2025년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AI를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으면서, 로봇을 AI 기술이 실제 산업과 사회로 확산되는 대표적 응용 분야로 포함하고 있다. 
아틀라스 [출처=현대자동차그룹]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로봇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제조 현장과 물류 거점, 서비스 공간은 로봇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실증 무대가 되며, 로봇 기술이 현장에 안착하고 확산되는 과정을 가속화한다.

로봇을 모빌리티, 물류, 제조, 서비스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로봇 역량을 축적해 온 현대자동차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지분 80%를 확보하며 로봇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휴머노이드 및 모바일 로봇을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빠른 속도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포스코, CJ 대한통운 등 주요 기업들은 각자의 산업 현장을 로봇의 실증 무대로 활용하며, 로봇 스타트업과 부품사, SI 기업이 현장 중심의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 인프라는 한국 로봇 산업의 가장 큰 차별점 중 하나다.

앞서 제시한 여섯 가지 이유와 같이 대한민국의 로봇 산업 경쟁력은 로봇 수요가 필연적인 사회·산업 구조,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운영 경험, 이를 뒷받침하는 디지털 인프라와 후방 산업 생태계가 함께 맞물려 작동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로봇 기술 고도화의 핵심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체계로, 대한민국은 이러한 조건을 촘촘하게 갖춘 시장이다.

특히 최근 로봇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술 성능 중심의 경쟁을 넘어 현장 검증과 운영, 확산 속도가 성패를 좌우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성능과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실제 환경에서 반복 운용되며 데이터가 축적되고 개선이 이어지지 않으면 산업적 성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 2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임. 투자는 AI 기술 고도화를 기반으로 한 로보틱스 분야에 집중될 전망으로, 이를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국내 로보틱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축적된 제조 전문성을 활용하고 부품 인프라를 확장해 로봇 혁신을 주도하고 피지컬 AI 산업을 확장한다. 그룹사별로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 공정 제어, 생산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정밀 액추에이터 개발을 담당하며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및 공급망 흐름 최적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손잡고 아틀라스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로봇 부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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