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길 걷다가 가로수 보고 ‘깜짝’…MZ식 새로운 취미라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뜨개질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어요. 그 배경에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기가 있습니다. 실내에서도 혼자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 주목받았죠. 뜨개질 역시 이 시기에 많은 관심을 받으며 취미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어요. 원하는 실의 색과 두께를 직접 선택해 뚝딱뚝딱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혔어요. 완성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크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오는 2월 23일까지 진행되는 ‘2025-2026 서촌 얀바밍 프로젝트’는 뜨개질 작품을 활용한 공간 예술 전시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직접 만든 니트를 가로수에 입히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예술단체 시네코 스튜디오와 댄싱그랜마가 기획해 뜨개질에 관심 있는 종로구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죠. 총 134명의 작가가 참여해 서촌 일대 가로수 78그루에 겨울옷을 입혔어요.
모든 작품은 같은 재료인 실과 바늘로 만들어졌지만 결과물은 서로 달랐어요. 단순한 옷 형태의 작품도 있었고 인형처럼 팔다리가 달린 디자인도 있었죠. 글자가 적힌 작품이나 메시지를 전하는 형태도 눈에 띄었어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어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당시 서씨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당시 이른바 제2의 사춘기를 겪고 있었다”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낯설고 두려운 시기였다”고 말했어요. 이어 “STOP & HUG는 그런 제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다정하고 따뜻한 위로였다”며 “무언가를 손으로 직접 만드는 과정이 제게는 큰 환기가 됐다”고 밝혔어요.
그는 “실을 엮는 동안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수 있었고, 다시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껏 멋지게 꾸며 입은 나무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자주 보였어요. 친구와 함께 서촌을 찾은 김예은 씨(25)는 나무가 추울까 봐 옷을 입혀준 것 같아 아이디어가 귀엽다고 말했어요. 함께 온 정혜인 씨(25)는 뜨개질로 이렇게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죠. 최근 뜨개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아 보기 좋다고도 덧붙였어요.
숏폼과 같은 영상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젊은 세대는 새로운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뜨개질은 느린 속도의 취미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고 있다면 뜨개질은 어떤가요? 완성된 작품은 실용적인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소중한 친구에게 직접 만든 목도리를 전하는 일은 마음을 표현하는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죠. 서촌 얀바밍 프로젝트는 뜨개질이 개인의 취미를 넘어 도시 공간을 따뜻하게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덕식 기자. 윤성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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