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900명 마을에 수백만 몰려와, 무슨 일?…다들 ‘손맛’ 느끼러 온다는데

배윤경 기자(bykj@mk.co.kr) 2026. 2. 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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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경기 양평군 단월면 수미마을에서 열린 양평 빙송어 축제에서 한 참가자가 행사에서 잡은 송어를 보여주고 있다. 윤성아 인턴기자.
지난 1일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의 수미마을은 영하의 날씨에도 ‘손맛’을 보려는 이들의 열기로 뜨거웠어요.

양평 빙송어 축제는 겨울 대표 체험 축제 중 하나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2일까지 수미마을에서 열립니다. 가장 사람들이 몰린 체험은 빙어·송어 낚시 체험으로,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얼음판 위에 옹기종기 앉아 빙·송어 낚시에 열중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꽁꽁 얼어붙은 얼음판에 뚫린 작은 구멍만을 응시하며 빙어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죠.

“잡았다! 여기 잡았어!”

수원에서 커플끼리 왔다는 김연호 씨(35)가 빙어를 잡자 사람들의 이목은 김씨에게로 집중됐어요. 김씨는 직접 낚은 빙어를 보여주며 “빙어를 잡으니까 추운 것도 잊어버릴 만큼 재밌다”고 말했어요. 또 잡은 빙어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잡은 빙어를 바로 요리해주는 식당이 있어서 그곳에서 빙어튀김을 먹을 예정”이라며 미소 지었습니다.

실내 돔에서는 차가운 물속에서 송어를 맨손으로 잡는 이벤트가 열렸어요.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서로 협동하며 송어를 구석으로 몰았어요. 그중 일부는 참가자들에게 잡혔지만, 나머지는 재빠르게 참가자들의 손을 벗어났죠. 이외에도 다른 한 곳에서는 아이들이 얼음 썰매를 즐기며 겨울을 만끽하는 등 축제 현장에서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1일 경기 양평군 단월면 수미마을에서 열린 양평 빙송어 축제에서 빙·송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윤성아 인턴기자.
빙송어 축제의 즐거운 풍경 이면에는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는 농촌 마을의 치열한 경제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수미마을이 위치한 양평군 단월면은 올해 1월 1일 기준 총 3881명이 거주하고 있어요. 이 중 65세 이상 주민은 44.1%인 1700명에 달할 정도로 단월면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수미마을은 단월면 고령층의 약 9%인 150여 명을 빙송어 축제 기간에 고용하고 있어요. 이는 농한기인 겨울철에 일자리가 전무한 노인 인력에게 안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제적 효과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수미마을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양평군의 지역만들기 사업 공모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수미마을의 사례는 잘 기획된 지역 축제가 소멸 위기 지역을 지탱하는 강력한 경제적 댐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빙송어 축제 외에도 화천 산천어축제나 보령 머드축제는 매년 15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모으고 있어요. 특히 인구가 2만3000명에 불과한 화천군에서 산천어축제는 약 3876억원의 직접적인 경제 파급효과를 내고 있죠. 이는 화천군 지역내총생산(GRDP)의 11%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처럼 지방 도시들에 축제는 단순한 사람들과의 통합과 화합의 기능을 넘어 짧은 기간 내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공공부문 조사 전문 업체 인아워사이트의 김경돈 대표는 짧은 축제 기간 동안 방문한 관광객의 지역 내 관광 소비가 지역 주민의 1년간 소비 금액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요.

송어 맨손잡기를 즐기는 행사 참가자들. 윤성아 인턴기자.
다만 다른 축제의 성공 사례를 모방하며 축제를 우후죽순 양산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축제가 지역 고유성이나 축제 자체의 특별함 없이 공연·부스 중심의 이벤트에 머물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고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외부로 유출되는 문제를 초래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축제의 주제성 미흡과 바가지요금과 같은 부정적 경험이 오히려 해당 지자체의 방문 매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역 축제가 양평 빙송어 축제나 화천 산천어축제, 보령 머드축제 같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축제와 지역 관광 거리를 결합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축제로 발생하는 소비가 실제 지역 주민의 소득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 핵심이라는 주장이죠. 오 부연구위원은 “축제와 지역 상권을 하나로 묶는 접근이 가능할 때 지역 축제가 지역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핵심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배윤경 기자. 김준영 인턴기자. 윤성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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