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천하 흔들릴 수도"…전문가가 주목한 '유망주' 정체 [김인엽의 퓨처 디스패치]
"생성AI 등장에 데이터 병목 3~4년 일찍와
구리·광섬유 대신할 기술은 전파 송수신
인메모리 컴퓨팅·광반도체 기술도 주목해야
AI 수익은 각 산업 맞춤형 모델에서 나올 것"

"2017년부터 데이터센터에 어떤 병목 지점이 있는 곳이 있는지 봤죠. 전파 데이터통신과 광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가 해결책이 되겠더라고요."
실리콘밸리 한인 벤처투자자 1세대인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스 대표는 21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04년 삼성벤처투자 미국법인 창립에 함께한 그는 2015년 노틸러스벤처스를 창업해 딥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된 딥러닝 스타트업 '말루바', 한국계 최고경영자(CEO) 팀 황이 세운 '피스컬노트', 자율주행 분야 선두 기업 '위라이드' 등에 투자해 성과를 거둔 안목으로 AI 인프라 유망주를 찾아내고 있다.
강 대표는 생성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의 병목 현상이 예상보다 3~4년 일찍 찾아왔다고 분석했다. 그가 주목한 첫 번째 해결책은 2017년 KAIST 출신들이 세운 '포인트투테크놀로지'의 전파 송수신 기술이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구리선은 전송 거리가 2m를 넘기 어렵고, 광섬유는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포인트투는 라디오 전파(밀리미터 웨이브)를 플라스틱 도파관에 쏴 데이터를 전송하는 획기적인 방식을 제안했다.

강 대표는 "어릴 적 종이컵 두 개를 실로 연결해 대화하던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여러 라디오 전파를 동시에 쏘면 간섭이 생기는 한계가 있지만, 전파를 밀도 높은 플라스틱 도파관으로 이동시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 전송 거리를 5~10m까지 늘리면서도 가격은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이 기술의 실증사업(POC)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병목 지점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혹은 서버 간의 데이터 전송 속도다. 강 대표는 데이터를 전기가 아닌 빛으로 주고받는 광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대안으로 꼽았다. 그가 투자한 '아야랩스(Ayar Labs)'가 대표적이다. 아야랩스는 전기 신호를 광신호로 바꾸는 옵티컬 트랜시버와 다이오드, 데이터 전파를 극대화하는 리타이머 등을 결합해 손톱보다 작은 집적회로(IC)로 제작한다.
강 대표는 "아야랩스가 작년 말 실제 데모를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GPU 패키지 안에서 바로 빛으로 데이터를 쏘아 보내면 전력 소모와 지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GPU와 메모리 사이의 장벽인 '메모리 벽(memory wall)'을 허무는 인메모리 컴퓨팅에도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벽은 중앙처리장치(CPU), GPU 등 연산장치와 기억장치가 떨어져 있어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일어나는 병목 현상을 말한다. 노틸러스벤처스가 투자한 디매트릭스(d-Matrix)는 연산 기능을 아예 메모리(SRAM) 내부에 집어넣었다. 데이터를 옮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 GPU 대비 10배 빠른 추론 속도와 최대 5배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강 대표는 최근 '과잉 투자'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의 세대가 바뀔 때 장비가 3년 주기로 바뀌는데, 다음과 다다음 세대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등 기존 AI 인프라 기업이 가진 비교우위가 혁신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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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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