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은 미쳤다…넷플릭스 휩쓴 '레이디 두아'가 들춰낸 욕망과 허영의 맨얼굴 [홍동희의 시선]
허영에 미친 현대인을 비웃다
진짜는 무엇인가… 묵직하게 남은 여운
대본의 아쉬움마저 덮어버린 '명품 연기'

(MHN 홍동희 선임기자)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볼 수 있나요?"
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에서 주인공 사라 킴이 툭 던지는 이 도발적인 질문은, 극 전체를 관통하는 뼈대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이 미스터리 스릴러는 현대 사회가 맹목적으로 떠받드는 '명품'과 '이미지'라는 허상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청담동 명품 거리 하수구에서 처참한 시신이 발견되며 막을 올리는 이 드라마는,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 '사라 킴이 대체 누구인가'를 거꾸로 파헤치는 흥미로운 퍼즐 게임이다. 그리고 그 복잡한 퍼즐의 한가운데에는 1인 5역에 가까운 삶을 소름 돋게 연기해 낸 배우 신혜선이 버티고 있다.

신혜선은 그동안 드라마 '비밀의 숲' 등을 통해 귀에 쏙쏙 박히는 발음과 탄탄한 기본기를 뽐내며 '딕션 퀸'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레이디 두아'에서는 자신이 가진 기술적인 장점을 훌쩍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그는 밑바닥 인생에서 벗어나고픈 절박함을 지닌 '목가희', 상대방의 경계심을 부드럽게 허무는 '김은재', 그리고 상위 0.1%를 위한 명품 브랜드 '부두아'의 아시아 지사장 '사라 킴'에 이르기까지 복잡다단한 인물을 촘촘하게 엮어낸다.
이 극적인 변화를 시청자에게 설득하기 위해 시각적인 연출에도 큰 공을 들였다. 평소 발 통증과 큰 키 때문에 피했던 아찔한 킬힐을 촬영 내내 신고 상류층의 당당함을 표현했다. "평생 해볼 메이크업을 다 해본 느낌"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온갖 종류의 가발과 화려한 장신구도 찰떡같이 소화했다.

보이지 않는 심리적 압박도 컸다. 사라 킴은 속을 알 수 없는 묘한 모호함이 특징이다. 평소 명확한 서사를 세우고 연기하던 그녀에게는 큰 숙제였다. 캐릭터가 주는 막막함 때문에 촬영장에서 끊임없이 과자를 먹다 얼굴이 붓기도 했지만, 분장팀의 세심한 도움 덕에 우아한 사라 킴의 모습을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뒷이야기는 배우의 치열한 고뇌를 짐작게 한다.
신혜선이 연기한 사라 킴은 수년에 걸쳐 자신의 신분을 치밀하게 세탁한 인물이다. 원가 20만 원 남짓한 모조품 가방이 수천만 원, 나아가 1억 원에 팔릴 수 있었던 건 결코 품질 때문이 아니다. 이는 사람들의 헛된 욕망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욕망의 공조'다. 상류층 고객들은 가방이 진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으면서도, 자신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화려한 세계에 속해 있다는 짜릿한 쾌감을 위해 기꺼이 속아 넘어간다.
신혜선은 이 기괴하고도 슬픈 현대인의 본성을 완벽하게 낚아챈다. 때로는 서늘하고 우아한 카리스마로 상대를 짓누르고, 때로는 거칠고 공격적인 본성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한다. 그녀의 섬세한 연기 덕분에 시청자들은 사라 킴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묘한 연민을 느끼며 깊이 빠져들게 된다. 극 중 대사처럼 진정 "아름다운 가짜"를 탄생시킨 것이다.

물론 '레이디 두아'가 빈틈없이 완벽하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시청 수 380만 회를 기록하고 전 세계 38개국에서 TOP 10에 오르는 흥행 돌풍을 일으켰지만, 서사적인 아쉬움도 분명 존재한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사라 킴을 집요하게 쫓는 형사 박무경 캐릭터의 한계다. 신혜선이 뿜어내는 다채로운 에너지에 비해 형사 캐릭터가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뻔하게 그려져, 두 사람 간의 팽팽한 심리전이 다소 싱겁게 느껴진다.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단서를 찾는 방식이 억지스럽다는 지적도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들조차 신혜선이 뿜어내는 폭발적인 연기와 무대를 장악하는 호소력 앞에서는 큰 흠집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펄떡이는 연기가 대본의 구멍을 촘촘하게 메워주며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아 둔다. 배우 신혜선의 연기 그 자체가 이 드라마의 가장 확실한 개연성이자 대체 불가능한 '진짜 명품'인 셈이다.
마지막 회에 이르러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후에도, 사라 킴이 빚어낸 화려한 허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껍데기뿐인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지키기 위해 끝내 침묵을 선택하는 상류층의 모습은 씁쓸하고도 서늘한 뒷맛을 남긴다.

신혜선은 '레이디 두아'를 통해 자신에게 한계가 없음을 완벽히 증명했다. 잘 다듬어진 기술적인 연기를 넘어, 인간 내면의 복잡한 욕망과 헛헛함을 섬세하게 짚어내는 깊이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 그녀는 대중에게 그저 '연기 잘하고 딕션 좋은 배우'를 뛰어넘어, 복잡한 인간의 밑바닥을 정교하게 짜내는 '정체성의 설계자'로 진화했다.
시청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무엇이 진짜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 채,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새롭게 증명해 낼 신혜선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사진=MHN DB,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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