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윤석열에 빙의된 것 같은 장동혁 대표
장동혁 “입법 독재로 내란을 계속했던 민주당의 책임”
윤석열 “구국의 결단을 내란 몰이로 음해…정치보복”
전두환 “5·18 재판은 각본에 따라 연출된 정치보복극”

대한민국 역사에 치욕과 영광으로 함께 기록될 12·3 비상계엄 사태가 2월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재판 1심 무기징역 선고를 계기로 또 한고비를 넘어섰습니다. 이번 선고는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 즉 내란 범죄였음을 분명히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관계 판단과 양형을 놓고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논쟁이 이어지겠지만, 내란 유죄가 뒤집힐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선고 직후 정가의 관심은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에 쏠렸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적절한 수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언할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는 20일치 신문에 “장 대표, 지금이라도 ‘윤 어게인’과 절연 분명히 밝히라”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조선일보 사설은 “이제 국힘은 윤에서 벗어나고 민주당은 헌법 지키길”이었습니다. 한겨레 사설은 “윤석열 유죄 선고에도 ‘절연’ 언급조차 없는 국민의힘”이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언론의 이런 주문과 기대를 보란 듯이 걷어찼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20일 오전 눈을 부릅뜨고 낭독한 기자 회견문의 내용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지만,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내란죄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위법하다는 점도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 이는 우리 당만의 입장도 아니고, 다수 헌법학자들과 법률 전문가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1심 판결은 이러한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확신이 없는 판결은 양심의 떨림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저는 판결문 곳곳에서 발견되는 논리적 허점들이 지귀연 판사가 남겨놓은 마지막 양심의 흔적들이라고 믿는다.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재판부는 내란죄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대통령에게 국회의 주요 관료 탄핵, 예산 삭감 등에 대항할 수 있는 마땅한 조치가 없다’라고 인정했다. 헌법의 외피를 쓰고 행정부를 마비시킨 민주당의 행위는, 위력으로 국가 기관의 활동을 무력화한다는 점에서 ‘내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헌법이 설계한 권력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입법 독재로 대체하려 한 것이다. 이제 민주당은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고, 사법부까지 지배하려 하고 있다. 입법 독재로 ‘소리 없는 내란’을 계속했던 민주당의 책임을 국민들께서 엄중히 심판해 주셔야 한다.”
윤석열이 아니라 민주당이 내란을 일으켰다는 적반하장식 주장입니다.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그리고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다.”
뺄셈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정작 지금 국민의힘이 놓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역할이다. 헌정 질서 파괴와 법치 파괴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이재명 정권의 신독재 광풍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국민의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지키기 위해 선거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저들은 반미친중 세력과 손을 잡고, 김어준의 가짜뉴스도 자기편으로 삼고, 심지어 극렬 주사파까지 끌어들여 힘을 키워 왔다.”
색깔론입니다.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제도권 밖에서 싸우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다. 함께 싸우고 계신 애국시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지키려 한다면, 국민의힘의 팔다리를 잡고 서로 끌어당기려고 하지 말고, 국민의힘 깃발 아래 모여 힘을 합쳐 주십시오. 하나로 모여야 힘껏 제대로 싸울 수 있다.”
윤 어게인과 극우 세력을 향한 구애입니다.
장동혁 대표의 회견에 보수 언론도 어지간히 놀란 것 같습니다. 21일 치 발행 신문 사설 제목은 이렇습니다.
“범보수마저 경악하게 한 장…‘윤 절연’ 아닌 ‘당 절단’ 노리나” (동아)
“장 대표 노골적 윤 옹호, 지방선거 포기하고 당권 선택” (조선)
“국민 상식과 정반대로 가는 제1야당 대표의 퇴행” (중앙)
“‘윤석열 절연’은커녕 옹호…장동혁으론 기대난망” (한국)

장동혁 대표의 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상황 인식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심 선고 다음 날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국가를 위한 구국의 결단을 내란 몰이로 음해하고 정치적 공세를 넘어 반대파의 숙청과 제거의 계기로 삼으려는 세력들은 앞으로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히 서고 법치주의가 바로 서는 날 제 판단과 결단에 대한 재평가를 다시 기대하겠습니다. 이제는 저에 대한 사법부의 예정된 결론과 정치 권력의 핍박에 개의치 않습니다.”
“정치 보복은 저에 대한 것으로 족합니다. 수사와 특검, 그리고 2차 특검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고 국가 안보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하는 것입니까?”
2024년 12월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긴급 담화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행위입니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서 국가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어떻습니까? 싱크로율 99%는 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두 사람의 이런 망상은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이라는 2단계 쿠데타로 집권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식과 유사한 것입니다.
전두환은 2017년 세 권의 회고록을 출간했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의 일을 담은 1권은 5·18에 대한 허위와 왜곡으로 출판이 금지됐습니다. 3권에 5·18 내란 재판에 대한 자기 생각을 담았습니다. 기가 막히는 내용입니다.
“5·18 특별법의 입법과 그에 따른 재판 과정을 지켜본 법학자들은 헌정 질서 파괴범죄로 규정한 내란·반란의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거나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는 경우, 그 위해는 내란·반란 행위보다도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들을 내놓았다.”
“김영삼 정권이 권력을 남용하여 위헌적인 특별법을 만들고 그에 근거해 5공 주역들에게 죄를 물은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였다. ‘민주화’를 이룬 주역임을 자처하는 김영삼 정권의 ‘역사바로세우기’는 1930년대 나치스의 히틀러가 구사한 파시스트적 수법을 뺨치는 폭거였다.”
“김영삼을 추종하던 직업적 정치꾼, 반유신·반권위주의 투쟁에 몰입했던 재야세력, 설익은 좌익사상에 물든 체제 부정적인 운동권 학생들, 정치 성향을 띤 일부 종교인들,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지역적 정서에 편승한 세력, 해직이 되었다가 돌아온 언론인과 교수들이 ‘여론재판’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주도해나갔다.”
“‘역사바로세우기’라는 정치보복의 굿판이 끝났을 때 우리 모두는 패자였고,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 국민과 역사에게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 남았다.”
“이제 와서 당시의 상황을 다시 돌이켜봐도 ‘5·18 특별법 재판’은 처음부터 정치권력에 의해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연출된 정치보복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 땅의 사법 정의는 실종되었다. ‘5·18 특별법 재판’은 언젠가는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고, 재심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그가 초현실적 망상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전두환의 망상 유전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통해 장동혁 대표에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빙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혼이 옮겨붙는다는 뜻입니다. 혼백이나 다른 초월적 존재가 옮아와서 자신의 행동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빙의 망상이라고 합니다.
장동혁 대표는 혹시 전두환 윤석열 빙의 망상에 빠진 것은 아닐까요? 이런 상태에서 그가 과연 6·3 지방선거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당장 국민의힘은 어떻게 될까요?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단 탈당이나 분당을 할 의지도 역량도 없어 보입니다. 23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마무리하겠습니다. 전두환은 90살까지 천수를 누리고 2021년 11월 숨졌습니다. 그러나 그의 유해는 묻힐 곳이 없어서 지금도 자택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업보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장동혁 대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걱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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