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027 수원방문의 해] 7. 세계유산 도시의 과제, 축제를 넘어 산업으로
경주·제주 사례처럼 문화유산 접목한 체류형 고부가 관광 전략 요구
MICE 참가자 지출 일반 관광객의 2~3배…경제·고용 효과 주목

수원시가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계기로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MICE 산업과 지역 관광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북 경주시와 제주도의 'Heritage MICE' 성공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MICE 업계에 따르면 경주시는 화백컨벤션센터와 보문관광단지를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해 신라문화박람회, 국제문화재관리 심포지엄 등 'Heritage MICE'를 특화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한 국제행사 유치도 크게 늘었다.
MICE 산업(Meetings, Incentives, Conventions, Exhibitions/Events)은 숙박·교통·식음료·디자인·홍보 등 연관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Heritage MICE는 지역의 전통문화·역사·유산을 MICE 행사 기획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단순한 회의 개최를 넘어 문화유산·전통공간·역사적 스토리를 활용한 차별화된 행사로 평가받는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의 자연·문화·예술적 특성을 담은 공간에서 회의, 만찬, 리셉션, 기업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유니크베뉴(Unique Venue) 사업을 확대했다. 유니크베뉴는 성산일출봉, 만장굴, 더클리프 등 총 16개 장소가 지정돼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유니크베뉴를 활용해 2022년 18건(1811명), 2024년 37건(5379명), 2025년 57건(6411명)의 MICE 행사를 유치했다.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을 보유한 수원시 역시 경주시·제주도처럼 문화재와 관광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MICE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연계 행사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글로벌 학술대회가 지역 관광 산업으로 확장되는 흐름에도 주목해야 한다.
인천시가 유치한 '2029 ISCAS(국제반도체회로·시스템 학술대회)'에는 전 세계 AI·반도체 전문가 15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는 송도의 MICE 인프라, 국제 접근성, 관광 자원이 결합된 결과다. 2025년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에 한국 기업 80개사가 참여한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수원시는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치해 있어 반도체·바이오 분야 학술대회를 유치하기에 최적지다.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삼성전자 홍보관 투어, 수원화성 야간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다면 'Tech Heritage MICE'라는 독자 브랜드 개발도 가능하다.
MICE 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행사 유치를 통해 발생하는 다양한 경제·고용 효과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2023 MICE 산업통계 조사연구'에서 MICE 참가자의 1인당 지출액이 일반 관광객보다 2~3배 높고, 청년층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부산 벡스코를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는다. 벡스코는 창립 30주년이던 지난해 다양한 국제행사를 유치해 총 2조 5810억 원(직접효과 1조 5199억 원, 간접효과 1조 61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록했다. 부산시는 약 2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뒀으며,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MICE 허브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인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오순환 교수는 "수원시가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계기로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려면 단순 관광객 유치가 아니라 MICE 산업과 지역 문화유산을 전략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며 "경주와 제주 사례는 지역 고유 자산을 국제행사와 연결해 체류형·고부가가치 관광으로 확장한 대표적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오 교수는 "수원은 세계유산 수원화성과 삼성전자 등 첨단 산업 기반을 동시에 갖춘 드문 도시"라며 "학술대회와 산업 전시, 기업 행사에 역사·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Tech Heritage MICE' 브랜드를 구축하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화·최준희 기자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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