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이채은과 KB가 알려준 것, 수비는 ‘집중력+열정’
수비는 ‘집중력’과 ‘열정’이다. 이채은(172cm, F)을 포함한 청주 KB 선수들이 이를 증명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KB는 2025~2026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다. ‘WKBL 여제’인 박지수(198cm, C)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완수 KB 감독는 박지수에게 의존하지 않으려고 한다. 박지수 역시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
이유는 확실하다. KB가 2024~2025시즌에 박지수 없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높은 에너지 레벨’과 ‘자신 있는 슈팅’으로 상대를 잘 괴롭혔다. 2024~2025 플레이오프에서도 아산 우리은행과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이채은과 양지수(172cm, F) 등 백업 자원들이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이들은 이제 KB에 꼭 필요한 선수다. 상대 외곽 주득점원을 틀어막고, 3점 찬스를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2025~2026시즌에도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이채은과 양지수는 우리은행과 2025~2026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중요하다. 두 선수의 핵심 임무는 ‘김단비 제어’. 우리은행의 공격 시작점이자 마지막 지점을 틀어막아야 한다. 그래서 두 선수의 수비 에너지 레벨이 어느 때보다 높아야 한다.
# Part.1 : 이채은의 다양한 매치업, 양지수의 실수 없는 수비
이채은이 양지수보다 긴 시간을 뛰고 있다. 팀의 4번째 혹은 5번째 옵션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채은의 위상이 높아진 이유는 ‘수비’다. 또, 이채은은 2024~2025 플레이오프에서 김단비(180cm, F)를 꽤 잘 막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은행과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이채은은 곧바로 김단비를 막지 않았다. 송윤하(179cm, F)가 김단비를 막은 것. 그래서 이채은은 이다연(175cm, F)에게 향했다. 평소보다 수월한 상대를 코트에서 마주했다.
하지만 이채은의 매치업은 이다연으로 한정되지 않았다. KB가 때로 바꿔막기를 실시해, 이채은은 여러 선수를 막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오니즈카 아야노(168cm, G)를 막았다. 아야노의 볼 없는 움직임과 슛에 신경 썼다.
이채은은 그 다음 수비 때 김단비를 막았다. 김단비의 동선을 막음과 동시에, 김단비의 동작을 잘 쫓아갔다. 김단비에게 원 드리블 점퍼를 강요했다. 이채은의 전략은 성공했고, 우리은행도 실점하지 않았다.
양지수가 1쿼터 종료 4분 15초 전 이채은을 대체했다. 양지수의 부담감은 덜했다. 김단비 없는 우리은행을 상대했기 때문이다. 투입 후 2분 넘게 제 몫을 해냈다.
김단비가 1쿼터 종료 2분 9초 전 코트로 들어왔지만, 박지수가 김단비를 막았다. 양지수는 이다연에게 향했다.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KB 또한 16-17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집중력
이채은이 2쿼터 시작하자마자 돌아왔다. 이채은의 매치업은 아야노. 아야노는 현 시점에서 우리은행의 2옵션. 또, 이채은이 아야노를 잡아야, 박지수가 김단비를 마음 놓고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이채은의 임무가 중요했다.
박지수가 2쿼터 시작 3분 35초 만에 물러났으나, 이채은의 수비 집중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주어진 매치업을 잘 따라다녔다. KB의 수비 조직력도 탄탄해졌다. 수비를 다진 KB는 2쿼터 종료 5분 전 두 자리 점수 차(36-24)로 달아났다.
달아난 KB는 수비 텐션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KB 모든 선수가 1대1 수비를 잘했다. 돌파 또한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KB는 우리은행과 간격을 잘 유지했다.
이채은과 양지수가 2쿼터 종료 4분 15초 전 코트로 나섰다. 두 선수 다 루즈 볼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특히, 이채은은 코트에 몸을 던졌다. 점프 볼을 만듬과 동시에, 우리은행의 추격 시간을 줄였다.
이채은이 2쿼터 마지막 수비 때 이민지(177cm, G)에게 뚫렸다. 그러나 박지수가 커버해줬다. 이민지의 리버스 레이업을 무위로 돌렸다. 이채은의 수비 미스가 덮였고, KB도 43-31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수비력의 차이=열정의 차이
KB의 집중력이 살짝 떨어졌다. KB의 공수 전환 속도 역시 우리은행보다 느렸다. 하지만 이채은의 집념은 그렇지 않았다. 3쿼터 시작 2분 35초에는 김단비의 체인지 오브 디렉션(드리블로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을 완벽히 알아챘다. 가로채기로 김단비의 기를 꺾었다.
이채은은 공격 진영에서 루즈 볼을 더 강하게 다퉜다. 효과가 컸다. 우리은행한테 공격할 시간을 주지 않은 것. 반대로 이야기하면, KB의 수비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채은을 포함한 KB 선수들이 수비 에너지를 아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강이슬(180cm, F)과 허예은(165cm, G)이 3점을 연달아 성공했다. KB와 우리은행의 간격이 ‘15점 차(58-43)’로 벌어졌다. 3점으로 우리은행과 멀어졌기에, KB 선수들의 텐션이 더 높아졌다.
KB 선수들은 이를 수비에 활용했다. 이채은도 그랬고, 교체 투입된 양지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즈 볼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팀 파울을 빠르게 기록할 정도로, KB 선수들의 열정은 높았다.
그러나 KB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이 확 떨어졌다. KB 선수들의 열정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은행의 빠른 페이스와 3점에 휘말렸다. 60-52로 앞서기는 했으나, 김완수 KB 감독은 웃지 못했다.
# Part.4 : 안도의 한숨
KB는 4쿼터에도 집중해야 했다. 그래서 KB 선수들이 몸싸움이 더 강했다. 박지수부터 우리은행 선수들을 림과 먼 곳으로 밀어냈다.
그렇지만 KB는 우리은행의 장거리 3점포까지 어떻게 하지 못했다. 특히, 김단비에게만 3점 3개를 허용했다. 경기 종료 3분 전 67-66으로 쫓겼다. 흔들리는 쪽은 KB였다.
KB가 마지막 수비를 할 때, 점수는 70-68이었다. 우리은행의 볼이 김단비에게 향했다. 박지수는 그때 중심을 잡지 못했다. 김단비에게 너무 쉽게 뚫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단비를 끝까지 따라갔다. 김단비의 돌파를 블록슛했다. 루즈 볼이 발생했고, 시간은 ‘0’으로 흘렀다. 그리고 경기 종료 부저가 울렸다. KB가 70-68로 승리. 18승 8패로 단독 1위에 올랐다. 2위 부천 하나은행(17승 8패)과는 반 게임 차.
하지만 KB는 뼈저리게 느꼈다. ‘집중력과 의지가 수비력과 연결된다’는 사실 말이다. 물론, KB가 운 나쁘게 실점한 것도 있다. 그렇지만 KB의 집중력 및 의지 저하가 우리은행의 기를 살려줬다.
김완수 KB 감독 역시 “선수들이 중요할 때 (수비) 집중력을 보여줬다. 특히, (박)지수가 마지막에 결정적인 블록슛을 해줬다”라며 선수들의 마지막 집중력을 고무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내가 운영을 잘못한 것도 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루즈 볼과 수비 등 사소한 것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경기력이 더 좋아질 거다”라며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를 지적하기도 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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