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 판결, 원화 환율·채권시장 어디로

김남현 기자 2026. 2.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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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30원 하회 1400원대 초반까지 내릴 수도
채권 금리 미 금리 연동하며 단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에서 ‘상호관세’에 관한 행정명령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신화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이 원화 환율과 채권시장을 안갯속으로 밀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화 환율엔 긍정적으로, 채권 금리엔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2일 외환·채권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시장 불확실성 해소와 확대라는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무게를 뒀다. 또, 미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과 재정 우려를 재차 부각시킬 가능성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론적으로는 불확실성 재료다. 하지만 미 대법 판결 후 미국장 흐름을 보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판단한 듯싶다”며 “위험통화엔 긍정적 재료로 원화가 강해질 것이다. 이 경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채권엔 중립적 재료일 수 있겠다”고 예측했다. 다만 “관세가 일부 낮춰지겠지만 대미 관세가 유의미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이) 게임체인저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판결로 트럼프 정책 리스크는 커진 듯 싶다. 재정 이슈도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작년 4~5월 (관세 부과 이슈로) 미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화가 많이 하락한 바 있다. 현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며 “원·달러는 올 저점인 1430원 이하로 내려갈 것이며, 1400원대 초반까지도 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판결로) 재정적자 우려가 커질 것이다. 반면, 관세가 낮아지면서 기업 및 소비자 부담이 줄면 미국 경제엔 나쁘지 않다”며 “관세율이 낮아진다고 대미투자 리스크가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개별국가에 대한 압박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불확실성이 커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관세 리스크를 경기 하방요인으로 봤었다. 4.0% 중반 수준인 미 10년물 금리가 4.1%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금리도 그만큼은 아니겠지만 단기적으로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크)
양방향적 의미가 있다며 중립적 진단도 나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관세율이 내려가는 건 긍정적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일시적으로 긍정적 요인이긴 하겠으나 마냥 호재로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국내 채권시장에도 월요일 장초반 일시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미 금리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다른 영향력은 없을 듯 싶다. 이후 26일로 예정된 금통위 경계모드로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20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제122조에 근거해 전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동시에 무역법 제301조에 근거한 관세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플랜B를 빠르게 가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