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 9년 만에 최저로...DCD 도입 관건

권민석 2026. 2. 2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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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뇌사 장기 기증자가 370명에 그쳐 2016년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기증자 수가 35%나 급감한 건데, 이를 보완할 '심정지 후 장기 기증', DCD 도입 논의는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권민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광저우와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럭비 대표팀으로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윤태일 씨는 지난달, 42살에 꽃다운 생을 마감했습니다.

퇴근길 불법 유턴 차량이 윤 씨를 덮쳐 아내와 중학생 딸만 세상에 남겨졌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아픔에도 유족이 고인 뜻에 따라 장기 기증을 결정한 덕분에 4명이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김미진 / 고 윤태일 씨 부인 :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힘들어한다고, 신랑이 좀 힘들어한다고 하니까, 이것마저도 하고 싶은 대로, 신랑 바람대로 안 해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만 더, 하루만 더는 내 욕심이겠구나, 이러다가는 안 되겠구나 싶어서….]

하지만 윤 씨처럼 마지막 순간, 숭고한 결심을 실천하는 뇌사 기증자는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2016년, 57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24년 400명 선이 무너졌고, 지난해엔 370명으로 내려앉아 무려 14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의정 갈등 영향이 컸는데, 아직 심장은 뛰는 뇌사자의 장기 적출을, 가족이 동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0월, 연명 치료 중단 환자의 장기도 이식할 수 있도록 '순환 정지 후 장기 기증', DCD 도입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삼열 /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 (지난해 10월 16일) : (심장 정지 후) 5분 비접촉 기간을 거쳐서 그 이후에도 심장이 재박동되지 않으면 심장사로 인정하고, 그다음에 장기 적출을 진행하게 되겠습니다.]

그럼에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최근에야 다시 발의되는 등 여전히 본격적인 제도화 시기를 가늠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생명과 생명을 잇는 문제라 성급해선 안 된다 해도 매일 8명이 장기 기증을 기다리다 숨지는 현실 역시 엄중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기민한 대응만이 6년까지 늘어난 장기 이식 평균 대기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YTN 권민석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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