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톺아보기] 퍼시스, 지주사 분할로 승계 작업 속도…내부거래 확대에도 실적은 부진

홍인석 기자 2026. 2.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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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퍼시스, 2세 일룸·시디즈 계열사 지배
시디즈 특수관계자 거래 확대…계열사 의존도 ↑
퍼시스·시디즈 3분기 적자…돌파구는 해외

사무용 가구 기업 퍼시스가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계 구도가 사실상 정리된 상황에서 오너 2세가 운영하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내부 거래 비중과 거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다만 하락세에 접어든 회사 실적을 반전시키기 위한 전략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퍼시스 로고/뉴스1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지주사 역할을 맡았던 퍼시스홀딩스는 퍼시스홀딩스(존속법인)와 퍼시스지주(신설법인)로 나누는 인적 분할을 단행했다. 퍼시스홀딩스는 부동산 임대업과 기타 용역 사업을 영위하고 퍼시스지주는 투자자산을 이전받았다. 퍼시스지주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퍼시스 지분 33.57%를 보유한 순수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퍼시스그룹은 창업주와 2세를 축으로 한 이원화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퍼시스를 창업한 손동창 회장을 정점으로 퍼시스지주→퍼시스로 이어지는 구조가 그룹 핵심 지배축을 이룬다. 손 회장은 퍼시스 최대 주주인 퍼시스지주 지분 99.04%를 보유하며 퍼시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손 회장은 퍼시스 지분 16.7%도 직접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축에는 손 회장의 장남 손태희 사장이 있다. 손 사장은 퍼시스의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된 일룸 주식 29.11%를 가지고 있다. 손 사장→일룸→시디즈로 연결되는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시디즈는 퍼시스의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는 상장사다. 그룹 내 물류와 시공, 사후 관리를 담당하는 바로스 역시 손 사장 지배 아래 있다. 퍼시스는 손 회장이, 다른 계열사는 손 사장이 맡고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두 축의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그룹 내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한편, 과거 계열사 간 자금 차입 관계를 정리하고 내부 거래를 늘리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향후 지분 이동이나 경영권 이전에 앞서 재무·거래 관계를 정리하는 전형적인 사전 정비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래픽=정서희

일룸은 대규모 내부 차입을 정리하며 재무 구조를 재편했다. 2023년 퍼시스홀딩스로부터의 단기차입금 130억원은 2024년 전액 소멸됐다. 지주사로부터 직접 자금 조달했던 구조를 해소한 것이다. 매출과 매입, 용역비 등 특수관계자 거래 규모는 2023년 1762억원에서 2024년 1949억원으로 증가했다. 승계 구도 속에서 2세가 지배하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내 사업 역할이 유지·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디즈도 특수관계자 거래 규모를 늘렸다. 2024년 특수관계자 거래 규모는 139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약 21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규모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용역 비용도 증가해 물류·시공 등 핵심 사업 기능의 계열사 의존도가 높아졌다. 지주회사 전환과 내부 차입 해소 등 그룹 차원의 구조 정비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승계 이전 단계에서 거래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승계 작업이 진행되는 사이 대외 실적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퍼시스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줄었다. 영업 손실 20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시디즈 역시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4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 손실은 약 6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내수 성장 한계가 뚜렷한 만큼 해외 시장을 실적 반등 카드로 꼽는다. 퍼시스와 시디즈는 2024년 기준 국내 점유율 6.31%, 3.41%에 머물렀다. 점유율 30%가 넘는 한샘·리바트와 격차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퍼시스는 38개국에 유통망을 확보했고, 시디즈도 2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수출 확대 여지는 있다”며 “해외에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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