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력으로 갈 곳이 없네···” 중장년 재취업, 여기서 ‘무료’로 책임진다
40대 이상 재취업 어려움 ‘원스톱’으로 해결
2028년까지 서울 내 16곳까지 확대 운영키로
중장년 경력인재 지원사업 인원 2000명 확대

“서류에서부터 계속 탈락하니 경력을 살리긴 어렵겠다 싶어 약국 사무보조원을 지원했어요. 면접을 보러 갔더니 ‘이 경력에 여길 왜 오셨어요?’라고 묻더라고요.”
노상혜씨(56)는 건강 문제로 3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 재취업까지 1년 넘게 걸렸다. 그의 전문 경력과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사회가 50대 중반 경력단절 여성에게 줄 수 있는 일자리와 노씨가 잘 할 수 있는 일 사이에는 명확한 간극이 있었다. 노씨는 “‘경력이 오히려 짐이 되는구나’ 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5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 상담센터를 통해 새 직장을 갖게 됐다. 컨설턴트는 노씨의 경력과 강점을 분석해 그에게 맞는 일자리를 꾸준히 제안했다. 노씨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역에서도 내 강점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로타리백주년기념회 운영실장으로 제 2의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성공 모델을 4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확대한 ‘중장년취업사관학교’를 본격 출범한다고 22일 밝혔다.
달라진 직장 문화에 맞춰 의사소통 능력, 조직 적응력 등을 점검하는 ‘기초 교육’을 이수하면 전문 컨설턴트가 1대1로 취업까지 통합지원을 하는 게 중장년취업사관학교의 핵심 기능이다. 모든 과정은 무료다.
재단 관계자는 “중장년 취업을 지원하는 개별 사업을 나열해 제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취업 희망자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단계별로 관리·연결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년간 제품디자이너로 일하다 4년째 경력단절 상태인 강정미씨(48·가명)는 “얼마 전 기사로 중장년취업사관학교 보도를 봤다. 며칠 간 잠을 못 잤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2년 전부터 조금씩 재취업 준비를 했지만 낮아진 업계 평균연령으로 그가 갈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강씨는 “이제는 굳이 원래 했던 분야로 가겠단 생각은 없다”면서 “AI와 관련한 교육이 있는지, 이쪽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기초교육 받으면 채용연계까지 밀착 관리
중장년취업사관학교는 중장년 경력자의 접근성도 높인다. 서부·중부·남부·북부·동부에 있는 5개의 50플러스 캠퍼스를 거점으로 학교를 우선 신설한다. 2028년까지 총 1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장년 전용 일자리 플랫폼 ‘일자리몽땅(50plus.or.kr)’의 기능도 강화한다. 구직자가 이력을 등록하면 경력진단, 훈련, 매칭, 사후관리까지 한 시스템으로 관리받는다.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통한 일자리 제안도 받을 수 있다.
재단은 기초교육을 이수한 지원자의 준비 수준에 맞춰 탐색반, 속성반, 정규반 3가지 유형으로 취업훈련도 실시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수요를 기반으로 취업까지 연계한다. 올해는 총 120개 과정 3000명 규모로 운영한다.
기업과 중장년을 직접 연결하는 ‘중장년 경력인재 지원사업’도 대폭 확대한다. 지난해 450명에서 올해는 채용형 700명·직무체험형 1300명 등 총 2000명까지 채용 연계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재단은 오는 7월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열어 중장년에게 다양한 정보를 집중 제공하는 한편 실질적인 채용 연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강명 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중장년취업사관학교는 파편화되어 있던 일자리 지원 사업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혁신적 모델”이라며 “40대부터 경력 전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기업과 시민 모두에게 신뢰받는 취업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석열 탄핵’ 1년···“빛의 혁명 완수” “‘국힘 제로’ 실현”
- “우리가 깼지만 네가 치워라”···트럼프 적반하장에 분노하는 유럽
- “미워도 다시 한번” 보수 재결집?···“김부겸 줘뿌리란다” 국힘 심판?
- 이란 공격에 호르무즈 좌초 “태국 배 실종자 시신 일부 발견”
- 3시간 만에 ‘일반 봉투 쓰레기 배출’ 뒤집은 군포시···온라인 시스템 도입 철회, 왜?
-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트럼프 대국민 연설은 ‘종전’ 아닌 ‘확전’ 선언 [신문
- 노인 막으면 지하철 덜 붐빌까…‘무임승차’ 논쟁에 가려진 것
- ‘프로젝트 헤일메리’, 일일 박스오피스 1위···‘왕사남’ 51일 만에 2위
-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두 달 만에 또 대규모 주식보상···61억원 상당
- 신현송, 다주택 82억 자산가…강남 아파트·도심 오피스텔 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