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떠난 돈, 증권사로 향한다…퇴직연금·ISA '머니무브'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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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쏠림의 배경엔 운용 구조의 변화가 있다. 회사가 책임지는 확정급여(DB)형 중심이던 퇴직연금이 이제 가입자가 직접 ETF·펀드를 고르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중심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2025년 말 기준 DC형(136조9000억원)과 IRP형(130조8000억원)의 합산 비중은 53.9%로, DB형(46.1%)을 큰 폭 웃돌고 있다. 개인이 직접 상품을 고르는 구조에서는 상품 다양성과 운용 역량을 갖춘 증권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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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수 대비 은행의 투자금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예·적금 목돈을 예치하는 신탁형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주식·ETF 직접 거래가 가능한 투자중개형 가입자 659만명의 투자금 31조8000억원은 사실상 전액 증권사에 집중돼 있다. 반면 은행 ISA는 예·적금 비중이 93%에 달하는 신탁형이 중심이다. 돈이 몰리는 방향과 그 성격이 다른 것이다.
예컨대 삼성증권의 중개형 ISA 잔고는 2025년 말 기준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불어났고, 고객 수는 137만명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사업자의 수익률과 적립금 규모가 연동되는 선순환 구조의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고령화에 따른 연금 자산 확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안착,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확대에 따른 신상품 출시가 맞물리면서 증권 중심의 자금 유입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변수는 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될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 일부가 위축될 수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사업자의 책임성과 운용 역량은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퇴직연금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자 간 건전한 경쟁과 운용 성과가 요구된다"고 했다. 시장이 커질수록 상품 라인업과 운용 성과로 승부를 가르는 증권사 간 서열 재편 또한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김병탁 기자 kbt4@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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