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압승한 다카이치, 계속 중국 긁을까…사이에 낀 ‘이 나라’만 불안 [박민기의 월드버스]
대외 행보 관심…中 관계 회복 최대 화두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살얼음판
중국, 대만 자국 영토로 봐 강경 대응
외교부·총영사 등 “발언 철회해야 대화”
일본은 ‘희토류 제한’ 등 강력대응 가능성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200902173qrks.jpg)
일본 언론은 단일 정당이 중의원(하원)에서 의석 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것은 태평양 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다카이치 총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권력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 수를 확보하면 현재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된 일반 법안을 재의결할 수 있습니다. 기존 의석 수가 167석이었던 최대 야당 ‘중도개혁 연합’은 49석에 그쳐 견제 동력을 잃었습니다.
일본 정치권 상황이 이같이 흘러가면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외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현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회복 여부가 최대 화두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취임 직후 대만과 관련해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에 불을 지폈습니다. 대만에서 무력 충돌 발생 등 유사시 일본이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히면서 대만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산 것입니다.
이 같은 갈등은 자민당의 압승 이후에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간 우려와 과제가 있는 만큼 의사소통이 중요하고 중국과의 대화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를 먼저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에 이어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 역시 “중일 관계가 엄중하고 복잡하지만 중국의 정책적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며 중국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군대를 해산하고 국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 중 무력 사용을 포기하는 평화헌법을 채택했습니다. 자위대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무력 사용은 일본이 직접적인 공격이나 피해를 받았을 때만 허용됩니다. 이후 일본은 2015년 안보법제로 제한적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졌지만 ‘일본의 존립이 위협되는 경우’ 등 요건이 붙습니다.
![중국 국기(왼쪽)와 일본 국기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200903478sbjo.jpg)
또 일본에 주둔 중인 수만 명 규모의 미군은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벌어질 경우 투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공격 표적이 되면 일본이 전투에 휘말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일본 경제도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일본은 해상 무역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대만 인근 해역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항로가 차단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반발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중국은 대만을 반드시 자국 본토와 병합해야 하는 ‘잃어버린 영토’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 국가들이 대만을 언급할 때마다 중국이 이를 내정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입니다. 일본이 미국 등 다른 동맹국들과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암시하는 지원을 시사할 경우 대만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의 계획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만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이 내세우는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1943년 카이로 선언과 1945년 포츠담 선언입니다. 전자에는 ‘일본은 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 이래 점령·점유해온 태평양의 모든 섬들을 박탈당해야 하고, 일본이 중국으로부터 빼앗아 간 모든 영토는 중국에 반환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후자는 ‘카이로 선언의 조항은 이행돼야 하고 일본의 주권은 혼슈·홋카이도·규슈 등 우리가 결정하는 기타 섬들로 제한된다’고 규정합니다. 중국은 일본이 포츠담 선언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내용의 항복 문서에 서명했기 때문에 대만이 중국에 반환됐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일본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중국인 관광객 일부가 일본 방문을 자제하면서 생기는 경제적 타격은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 등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물밑에서는 최대한 관계 개선을 시도하겠지만 만약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거듭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면 희토류 공급 제한 등 더 극단적인 카드가 동원될 수 있고, 갈등 심화가 장기화되면 미국이 분쟁에 끼어들 명분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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