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은 실패했다”…한국 영향은?
잭 쿠퍼 AEI 선임연구원 미중 패권경쟁 예측
미국 제2 열도선까지 물러나면 한국 핵무장?
미국이 후퇴할 경우 다수 국가들 중국 선택
이미 제1 열도선 군사적 방어로 전략 축소해
다수 국가, 고율관세의 미국보다 중국에 관심
외교 거버넌스에서도 제외된 동남아 서남아

"아시아 중시 전략(아시아 재균형 전략)은 실패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과 자원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집중시키겠다(Pivot to Asia/ rebalancing U.S. strategy and resources to focus on the Asia-Pacific)고 선언했다. 그 목적은 미국이 주도해 온 이 지역의 기존 질서, 즉 미국의 지배체제를 뒤집으려는 중국의 도전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 방법은 미국 지원으로 이 지역 내 국가들의 경제와 정부(거버넌스), 군사력을 강화시켜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미국 주도 통합체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미 해군전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등 전략과 자원을 이 지역에 집중하기로 하고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이 지역의 정치, 경제, 군사력 증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잭 쿠퍼 '포린 어페어즈' 기고, 미중 패권경쟁 미국 패배 암시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미국 조야가 초당파적으로 지지해 온 이 아시아 중시전략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이자 프린스턴대 강사인 잭 쿠퍼는 진단했다. 지난 17일 발행된 <포린 어페어즈> 2026년 3-4월호에 실린 '미국 이후의 아시아, 미국 전략은 어떻게 실패하고 중국에 유리한 고지를 넘겨 주었나'(Asia After America. How U.S. Strategy Failed—and Ceded the Advantage to China)라는 제목을 단 글에서 쿠퍼는 지난 15년간 미국 지도자들은 약속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정권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정권 모두 약속했던 경제적 번영과 더 나은 통치체제를 이 지역에 제공하는 선택지를 제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자유롭지 못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이 지역에 민주주의와 인권 원칙을 들이대고, 보호무역과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오히려 이 지역 다수의 국가들을 소외시키고 미국시장에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냉소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와 국가안보회의(NSC)에서도 근무했던 쿠퍼는, 미국이 애초의 통합적인 아시아태평양 중심전략에서 제1 열도선(한국과 일본 규슈를 거쳐 대만과 필리핀을 통과한 뒤 보르네오 섬까지 이어지는 군사전략상의 가상의 선) 고수 전략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제1 열도선(도련선)에서 배제된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태평양 섬나라들에서는 미국이 약속한 아시아 중시정책이 언제 시작될지 묻는 사람은 거의 없고 오히려 미국이 어느 선까지 물러설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곧 이들 나라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미국 동맹국, 파트너 국들까지 급속도로 힘을 키워가는 중국의 공세에 노출시켜 그들 중 다수 국가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재검토하면서 중국이 더 매력적인 파트너 또는 불가피한 지역 패권국이 될 것으로 보게 만들고 있다고 쿠퍼는 지적했다.

제2 열도선까지 물러나면 한국은 미국 방어선에서 제외
그는 미국의 제1 열도선 고수 전략도 안정적인 이 지역 경제 및 외교안보 거버넌스의 지원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군사전략만으로는 지켜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 제1 열도선이 무너질 경우 제2 열도선(오가사와라 제도에서 괌, 팔라우를 거쳐 파푸아뉴기니로 이어지는 군사전략상 가상의 선)도 중국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럴 경우 미국은 하와이를 포함하는 제3 열도선까지 물러나게 된다. 미국이 제2 열도선까지 물러날 경우 핵무장국들인 중국과 북한, 러시아에 근접거리에서 둘러싸인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방어선에서 제외되면서 자체 핵무장과 대미 대중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쿠퍼는 미국의 이러한 후퇴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최선책은 아니지만, 별다른 정책 변화가 없는 한 피할 수 없는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국내의 분열과 해외문제(중동 및 우크라이나전쟁 관여 등)에 직면하면서 아시아 전역에 걸친 깊은 관여는 더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계획(공약)과 실행간의 불일치를 가리키는 '리프먼 격차'에 직면한 미국이 비현실적인 전략을 고수할 경우 재앙적인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1, 제2 열도선까지 물러날 경우 다수 국가들 중국 선택 가능성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아시아 중시전략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미국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미국, 이미 제1 열도선의 군사적 방어 쪽으로 전략 축소
쿠퍼에 따르면 미국의 아시아 중시전략은 "미국의 힘으로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질서를 뒤집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지역 경제, 정부, 군사력을 육성할 수 있다는 가정"에 토대를 두고 있다. 달리 말하면 미국의 지속적인 개입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역내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수호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자신감 있는 국가로 거듭나게 함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어렵게, 나아가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이 제시하는 선택지가 중국의 그것보다 그들 나라에 유리하고 우월하며 매력적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미국이 그런 공약내지 전략을 실행하지 않거나 못한 채 축소(후퇴)함으로써 오히려 그들 나라가 중국을 선택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제1 열도선상의 소수 국가들(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의 군사적 방어(경제, 정치적 거버넌스 강화는 방치)에만 초점을 맞춘 미국의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이는 아시아재균형 전략 전체의 추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군사적으로 재1 열도선 방어에 집중하는 것은 중국의 공세를 부분적으로 저지하면서 본격적인 공세 때까지 대비할 시간을 벌어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점점 더 힘을 키워가는 중국에 패를 쥐어 주고 주도권을 넘겨 주게 될 것이다.
다수 국가들, 고율관세의 미국보다 중국에 관심
경제 분야에서 미국은 애초에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협력계획을 세웠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이 지역 12개국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상원은 오바마 임기 발까지 TPP 비준을 거부했고, 트럼프 정부는 2017년에 아예 TPP에서 탈퇴해 버린 뒤 '미국 제일주의'의 보호무역주의 입장에서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했다. 바이든 정부도 이런 자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바이든 정부는 대신 인도까지 포함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내세웠으나 자국시장을 더 열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아 파트너국들을 실망시켰다. 이런 정책은 트럼프 2기 정권 들어 더욱 강화됐다. 이런 미국 제일주의 보호무역 정책은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게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쪽으로 흘러가 그들 나라의 미국시장 접근을 오히려 더 막았다. 그것은 그들 나라가 미국보다 중국을 선택하게 만들 가능성을 키웠다.
외교 거버넌스에서도 제외된 동남아 서남아
외교정책 거버넌스 강화에서도 동남아, 서남아, 태평양 도서국들 다수는 제외됐다. 오바마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민주주의, 인권 증진, 부패 추방 원칙을 내세우며 이를 도덕적, 전략적 필수과제로 설정했을 때,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제외됐다. 미국의 기준은 방글라데시, 부탄,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싱가포르,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등의 지배세력에게 정치 불안과 체제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게 만들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침묵했지만 규칙, 규범, 제도 등 '좋은 거버넌스'를 위한 원칙들을 거부하면서 해외부패방지법(FCPA) 시행을 중단했고, 그 결과 여러 나라들이 미국 정부 환심을 사기 위해 트럼프 일가가 관련된 주요 상업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부패를 조장한 꼴이 됐다.
2025년 트럼프 2기 정권 초반에 퓨 리서치 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전년도 대비 9~16%나 내려갔다.
싱가포르 "미국은 자국이 만든 아시아 중시전략 거부"
경제와 (정치외교)거버넌스가 무너지면서 미국의 아시아 중시전략은 안보(군사)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 또한 당초 약속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미국은 가자 분쟁과 이란 핵협정 파기에 따른 중동정세 불안정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곳곳의 위기에 정신이 팔렸고,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태평양 도서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약화됐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된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미국은 남중국해에 있던 항모 전단까지 중동 쪽으로 빼돌렸다. 2027년도 국방비예산을 1조 5천억 달럭까지 늘리고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으나 급속히 늘어나는 중국의 군사비 지출을 장기적으로 상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외교 및 국방전략을 대만해협에 집중시키면서 역내 다른 지역들에 대한 투자는 줄였다. 2025 미국 안보전략보고서(NSS)는 북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최근 10년 가까이 진행돼 왔다. 지난 달 '대만 문제'와 관련해 향후 대만의 운명은 "시진핑에게 달렸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으로 보건대 미국의 대만 중시 정책도 장차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그 영향은 서남아시아, 특히 인도와의 관계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바이든 정부는 인도와의 관계 강화에 힘을 쏟았으나 트럼프 2기 정부는 지난해 5월 인도-파키스탄 분쟁 때 파키스탄 편을 든다는 인상을 주었고,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도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 인도를 중국 러시아 쪽으로 떠민 결과가 됐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한보협력체인 쿼드(QUAD)는 유명무실해졌다. 인도에 대한 전략적 실수를 비판하는 미국 내 여론을 의식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대한 관세를 대폭 내리는 대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나렌드라 모디 총리로부터 받아내긴 했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미국이 보호무역정책과 우방국에 대한 관세부과로 "자신이 만든 바로 그 체제(아시아 중시전략)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 중시전략 경제 ·정치 ·군사 3개 기둥 금 가거나 무너져
결국 미국의 아시아 중시전략은 그 핵심인 경제, 정치(거버넌스), 군사의 3개 기둥 모두에 금이 갔거나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잭 쿠퍼의 진단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은 군사적 억지력인데 이마저 위태롭다.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약화되자, 미국은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국방비 증액과 미군 추가 주둔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이에는 군사적 개입뿐 아니라 성공적인 경제 및 거버넌스 정책이 함께 가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군사력 구축에는 역동적인 경제와 효율적인 정부가 필요하다. "미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 건전한 거버넌스, 그리고 지역 통합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이 지역 전체의 억지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쿠퍼는 지적했다. 억지력이 약화되면 향후 몇 년 안에 대규모 전쟁이 벌어질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쿠퍼는 예상했다.

제2 열도선으로 후퇴하면 한국은 핵무장?
그나마 남은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약과 실제 역량을 적절히 조정해서 '리프먼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지나친 후퇴는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
예컨대 제2 열도선(도련선)까지 미국이 물러날 경우 일본과 호주, 그리고 괌, 얍, 팔라우 등의 섬들은 미국의 지역 군사적 거점으로 포함되겠지만 한국 대만 필리핀 등 동아시아 동맹, 우방국들 다수는 미국의 방어선에서 배제된다. 이는 이들 국가가 중국의 공격을 받더라도 미국이 방어하지 않을 것임을 사실상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한국 일본, 핵 추진 잠수함 도입 움직임
그런 관점에서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자체 안보전략에서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 핵보유국들에 에워싸인 한국은, 만일 미국의 확고한 핵 억지력 보장이 없다면, 쿠퍼의 지적대로 그들 핵보유국 압박이나 요구에 따르거나 자체 핵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미국의 핵억지 안보공약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자위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불가결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복수의 핵 추진 잠수함(SSN)들이 현무5 등의 재래식 대형 미사일로 무장하고 한반도 주변 및 아시아태평양 해역을 장기 잠항할 경우 그 파괴적인 보복공격력 때문에 적대국이 한국을 공격할 수 없다. 핵탄두 미사일무장 핵 추진 잠수함(SSBN)일 경우는 더욱 그렇겠지만, 한국과 일본의 경우 미국의 억지력을 전제로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재 내의 비핵무장 핵잠수함을 가진 잠재적 핵보유국 지위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제1 열도선 고수전략이 안고 있는 문제
따라서 쿠퍼의 지적대로 제2 열도선으로 미국이 물러날 경우 재앙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다. 쿠퍼는 더 현실적인 선택으로 미국이 제1 열도선으로 후퇴할 것으로 본다. 그럴 경우 미국은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 "가장 유능한 동맹국 및 파트너국가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 나라의 군사력을 강화하도록 압박하는 한편 자국의 군사적 개입을 축소하되 미군 주둔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동맹국인 태국과 신흥 강대국인 인도, 대다수 동남아 및 서남아 국가들은 미국 전략의 우선순위에서 제외된다. 그들 나라가 영해 영토를 침해받더라도 미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제1 열도선 고수 전략은 이밖에도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제1 열도선 고수에 필요한 전력을 배치하기 위한 예산 배정 의지나 능력을 미국이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없을 경우 중국의 공세를 저지하기 어렵고,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예측한 대로 중국이 2035년까지 항공모함 9척을 보유하게 되면 미국이 다른 지역에서 군사비를 절감하더라도 아시아태평양지역 군사력에서 크게 열세에 놓이게 된다. 그럴 경우 많은 아시아국가들은 워싱턴의 요구에 굴복하기보다 베이징과의 관계개선 쪽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태국은 이미 중국과 경제 군사적 관계 강화
쿠퍼에 따르면, 태국은 이미 베이징과 경제 및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만약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같은 다른 국가들도 중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은 베이징이 아시아 대륙 대부분과 해양 아시아 일부까지 아우르는 영향권을 구축하는 것을 방관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제1열도 방어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제1 열도선이 무너지면 제1 열도선의 방어 메커니즘에 크게 의존하는 제2 열도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1 열도선이 무너지면 제2 열도선으로 향하는 중국의 공세가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포착하기 어려워진다. 이미 후퇴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제1 열도선을 지키는 것이 미국에게 최선의 전략이라면, 미국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자세와 각오로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자세는 명확하지 않다.
"워싱턴이 후퇴함에 따라 베이징은 미국의 남아 있는 지위를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이 무엇을 방어할 의향이 있고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중국군은 이미 대만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 있으며 일본, 필리핀 주변, 그리고 서태평양 깊숙한 곳에서 더 빈번하고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하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장 명확한 입장을 취해왔지만, 다른 파트너 국가들의 방어에 대해서는 더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 아시아 중시전략에서 후퇴 불가피
결국 미국은 어디까지 후퇴할지, 그리고 갑작스럽게 후퇴할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후퇴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쿠퍼는 썼다.
"광범위한 안보 목표만 내세우고 실질적인 경제 또는 거버넌스 전략이 부재한 불완전한 아시아 중시전략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오히려 억지력의 치명적인 실패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실제로 이미 그러한 위험에 처해 있다. 아시아 중시전략에서 벗어나 후퇴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다."
쿠퍼의 이런 지적은 아시아 중시전략을 포기하라기보다는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겠지만, 그도 지적했듯이 지금의 미국에겐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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