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 초음파를 받아야 하는 이유 [김태정의 진료실은 오늘도 맑음]

문제는 이 경동맥이 서서히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이면 염증이 생기고, 혈관벽이 두꺼워지면서 점점 딱딱해진다. 이를 죽상경화라고 하는데, 이런 변화가 진행되면 혈액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진다. 심한 경우 혈관이 거의 막히거나, 쌓여 있던 찌꺼기가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 특별한 통증이나 자각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혹은 뇌졸중을 겪은 뒤에야 경동맥 협착을 알게 된다.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통해 협착 예방은 가능하다. 목젖에서 양옆으로 약 3㎝ 정도 떨어진 곳을 따라 지나가는 경동맥의 혈류 상태를 초음파를 통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목 부위에 초음파 기계를 대고 혈류 속도와 혈관의 좁아진 정도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통증이 없고 방사선 노출도 없다. 좀 더 정밀한 평가가 필요할 경우에는 CT나 MRI를 이용한 혈관조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이나 시술을 고려해야 할 만큼 협착이 심한 경우에는 뇌혈관조영술로 혈관 구조 등 혈관 상태를 더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경동맥 협착이 진단되면 치료 방향은 두 가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하나는 증상이 있었는지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혈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다. 최근 6개월 이내에 한쪽 팔다리가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 혹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과성 허혈 발작을 겪었다면 이를 ‘증상성 협착’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뇌졸중이 다시 발생할 위험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식습관의 서구화, 운동 부족, 비만 인구 증가,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경동맥 협착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관련 진료 환자가 약 80% 증가했다. 경동맥 협착은 뇌졸중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동시에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위험요인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생활습관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오지만, 그 원인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다. 경동맥 건강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결국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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