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로 우유·밀가루 못 먹던 48세女...12주 만에 장 건강 회복, 어떻게?

우유나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마다 복통과 피부 트러블에 시달리던 만성 알레르기 환자에게 '차세대 유익균'이 좋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명공학을 활용한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이 음식의 제약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노바 사우스이스턴대 연구팀은 10년 넘게 유제품, 밀가루(글루텐) 등 다양한 음식물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온 48세 여성 환자에게 12주 동안 '아나에로스티페스 카카이(Anaerostipes caccae) CLB101™' 균주가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했다. 이 환자는 평소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만성 설사와 전신 피로를 호소했으나, 해당 유익균을 12주간 매일 섭취한 결과 알레르기 증상이 거의 사라지고 혈액 내 염증 지수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균주는 잘 알려진 1세대 유산균(락토바실러스 등)과는 메커니즘이 다른 '차세대 유익균' 후보다. 기존 유산균이 장내 환경 개선을 돕는 보조적 역할을 한다면, 이 특수 균주는 장 건강 유지의 핵심 물질인 '부티르산(단쇄지방산)'을 장 속에서 직접 만들어낸다.
부티르산은 장 상피 세포의 에너지원이자 장벽의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이 성분이 부족해 장벽 기능이 약해지면 외부 항원이 쉽게 들어와 면역 과민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사례는 특정 균주가 장내에서 부티르산을 직접 생산해, 무너진 장내 생태계 복원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 단일 사례를 모든 환자에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해당 균주의 잠재적인 치료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해 학계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Anaerostipes caccae CLB101™, a Novel Probiotic and Key Butyrate Producer, Aids in the Resolution of Long-Term Food Intolerances in a Patient in 12 Weeks: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사례 보고 연보(Annals of Case Reports)》에 실렸다.
전 세계적으로 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인구는 뜻밖에 많다. 유제품 민감성의 가장 흔한 사례인 유당불내증은 전 세계 성인 인구의 65~70%가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90% 이상이 유당 분해 효소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면역계가 직접 반응하는 우유 알레르기는 성인의 1% 미만으로 드문 편이다.
밀가루 민감성도 만만치 않다. 글루텐 성분을 섭취했을 때 장 점막이 손상되는 자가면역 질환인 셀리악병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다. 셀리악병까지는 아니더라도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비셀리악 글루텐 민감성 환자)은 전체 인구의 최대 6%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 페라라대 등 연구팀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0.3%가 셀리악병이나 밀 알레르기가 없는데도 글루텐 성분이나 밀가루 음식을 섭취한 뒤 복부 팽만과 복통 관절통 두통 등 증상을 겪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4~2024년 약 5만명이 포함된 연구 논문 25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자주 묻는 질문]
Q1. 차세대 균주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균인가요, 아니면 새로 만든 건가요?
A1. 본래 건강한 사람의 장내에 존재하는 유익균이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항생제 남용 등으로 인해 현대인의 장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사라져가는 핵심 균주를 정밀 분석해 임상적 가치가 기대되는 특정 개체(CLB101™)로 표준화하고 배양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Q2. 부티르산이 그렇게 좋다면 영양제 형태로 직접 섭취하면 안 되나요?
A2. 일반적인 형태의 부티르산은 휘발성이 강하고 특유의 냄새가 나며, 소화 과정에서 분해돼 장에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외부에서 보충하기보다는, 이번 연구처럼 차세대 균주를 섭취해 장 내부에서 부티르산을 지속적으로 생성하게 만드는 것이 보다 더 근본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습니다.
Q3. 차세대 균주가 제품화돼 일반인이 먹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A3. 아나에로스티페스 카카이와 같은 차세대 균주는 산소에 취약한 혐기성 세균이라 대량 배양과 유통이 까다롭습니다. 혐기성 세균은 산소가 없거나 산소 농도가 매우 낮은 환경에서 살면서 번식하며 발효나 무산소 호흡으로 에너지를 얻습니다. 앞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뒤 상용화되려면 약 3~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Q4. 기존 1세대 유산균과 차세대 균주를 함께 먹어도 되나요?
A4. 네, 오히려 권장됩니다. 락토바실러스 등 1세대 유산균은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유지해 차세대 유익균이 정착하기 좋은 토양을 마련해 줍니다. 즉, 1세대 유산균이 기초 환경을 조성하면 차세대 균주가 실질적인 대사 물질(부티르산)을 생산해 면역 조절에 기여하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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