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인생과 비극이 신혜선 속으로 들어왔다 ② [인터뷰]

배우 신혜선은 자신이 연기한 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 속 사라 킴을 두고 “열심히 달리는데도 이상하게 허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상위 0.1% 명품 브랜드 ‘부두아’ 아시아지사장,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화려한 스펙을 가진 그였지만 정작 그 안은 비어있다고 느껴지는 인물이다. 신혜선은 “겉으로 보기에는 열정적이고 부지런하지만, 살아갈수록 진짜 나와의 괴리감이 커지는 사람”을 떠올리며 사라 킴을 완성했다.
사라 킴의 과거는 ‘목가희’다 과거를 지우고 스스로를 상류층으로 ‘리브랜딩’하는 욕망의 인물이다. 신혜선은 “사라 킴은 명품이나 돈 자체를 좇는다기보다, 고품격의 ‘자기 정체성’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꿈에 가까워질수록 진짜 나와의 괴리감은 더 커지고 그게 이 인물의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다름에도 자기 혐오와 욕망이 동시에 배어 있다. 가희 시절 술집에서 ‘도하’라는 가명을 썼다는 설정에 대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 이름을 쓴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안에 자기 혐오와 피해의식이 다 녹아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명품 브랜드 이름을 비튼 ‘두아’라는 호칭은 “부두아라는 브랜드와 자기를 거의 동일시하려는 몸부림처럼 보였다”고 해석했다. “부두아는 자기 자신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그 브랜드를 지키겠다는 건 자신을 지키겠다는 말이잖아요”
사라 킴의 욕망은 단순한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다. 신혜선은 “이 친구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위치에 있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극 중 빚이 생긴 뒤 동료 직원들에게 쥐여 준 돈을 받을 때 이 인물의 심정을 신혜선은 상상했다. “아마 ‘감히 너희가?’라는 감정이 들었을 것 같아요. 도움을 받는 순간 빚이 생기고, 우월감이 깨지는 느낌이었겠죠”
사라 킴이 진짜 상류층의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이 역시 신혜선의 계산 속에 있었다. “‘너희들 불쌍한 것들아’라고 말하면서 베풀고 우월감을 느끼며 살았을 것 같아요”

드라마 속 사라 킴이 “아무나 살 수 없는 제품”을 강조하며 선택받은 소수의 감각을 파는 방식은, 현실의 폐쇄적 럭셔리 마케팅과도 겹쳐 보인다. 신혜선은 “도움을 받는 건 자존심이 상하고, 차라리 내가 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욕망이 극단적으로 뒤틀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신혜선은 이 인물을 온전히 감싸 안지는 않았다. “사라 킴의 행동은 사기고, 불법이고, 절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누구나 사춘기를 지나면서 비슷한 감정의 조각들은 한 번쯤 느껴보지 않았을까 싶었다. 저도 모순적인 감정을 많이 느끼면서 살아온 사람이라, 공감까지는 아니어도 ‘왜 저렇게까지 생각하게 됐을까’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신혜선은 연출부와도 “사라 킴에게 너무 많은 동정과 연민을 느끼게 만들지 말자”는 합의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사라 킴에게 ‘짠함’을 느끼는 건 막기 어려웠다. 신혜선은 “결국 자기 자신을 붙잡고 정체성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 때문일 것”이라며 “자기를 명품처럼 포장해 올려놓고도, 실제로는 텅 비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서 오는 연민”이라고 했다.
신혜선에게 사라 킴은 우리 시대 욕망과 계급 감정을 응축한 얼굴이었다. “완성됐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았을 것 같은 사람, 어느 정도 배고픔은 해결되겠지만 갈망은 계속 남아 있는 사람”이라는 그의 설명은, 스크린 밖 현실에도 꽤 익숙하게 겹친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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