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서 슬픈’ 소설가 이혜경 별세…향년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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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길 위의 집' 단편 '틈새' 등을 남긴 소설가 이혜경이 20일 별세했다.
첫 장편 '길 위의 집'(1995), 등단 작품이 포함된 첫 단편집 '그 집 앞'(1998) 등에서 보듯, 가족과 집이 작가에겐 일생의 질문이었다.
소외된 노동자들의 삶을 정밀한 필치로 보듬는 단편집 '틈새'(2006), 장편 '저녁이 깊다'(2014), '사소한 그늘'(2021), 산문집 '그냥 걷다가, 문득'(2013)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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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길 위의 집’ 단편 ‘틈새’ 등을 남긴 소설가 이혜경이 20일 별세했다. 유가족은 “뇌출혈로 투병생활을 해오셨다”고 밝혔다. 향년 66.
작가는 196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고교 교사 등으로 일했다. 1982년 ‘세계의 문학’에 중편 ‘우리들의 떨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 전업 작가로 나섰다. 첫 소설집에 “가장 가까운 데 있는 것에 대한 사랑이 가능하지 않아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썼다.
첫 장편 ‘길 위의 집’(1995), 등단 작품이 포함된 첫 단편집 ‘그 집 앞’(1998) 등에서 보듯, 가족과 집이 작가에겐 일생의 질문이었다. 가족의 해체, 가부장의 허위가 작중 양상으로 도드라지며 슬픔과 희생, 갈등과 폭력의 본원이었으되, 화해와 사랑을 희구토록 하는 원천이었다.
소외된 노동자들의 삶을 정밀한 필치로 보듬는 단편집 ‘틈새’(2006), 장편 ‘저녁이 깊다’(2014), ‘사소한 그늘’(2021), 산문집 ‘그냥 걷다가, 문득’(2013) 등을 펴냈다. 단편 ‘고갯마루’로 현대문학상(2002), 단편집 ‘꽃그늘 아래’로 이효석문학상(2002), 장편 ‘길 위의 집’으로 오늘의작가상(1995)과 독일 리베라투르상 장려상(2004), 단편 ‘피아간’으로 이수문학상(2006) 등을 받았다 .
작가는 긴 공백기를 거쳐 펴낸 첫 단편집에 “예전에 초상이 나면 대신 울어주는 종을 곡비(哭婢)라고 했다지요. 작가라는 게 결국은 그런 곡비가 아닐지요. 크게 울 수도 없는 사람을 대신하는”이라고 쓴 바 있다. “그녀의 소설에서 배어 나오는 슬픔은 그녀의 소설이 지나치게 착하다는 점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라는 한 비평과 호응한다.
출판사 민음사는 “물처럼 잔잔히 스며드는 슬픔과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으로 순정의 문학을 보여 준 작가”로서 “삶의 고통과 고독을 끝까지 응시했던 그의 작품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 기억될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도했다.
2022년부터 투병해 온 작가의 빈소는 충남 보령 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2일 오전 11시.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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