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아닌데 '매장 입장'에만 한 시간…"백화점서 잘나간다" [트렌드노트]

박수림 2026. 2. 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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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스포츠 카테고리 매출 증가세
코로나19 거치며 운동이 일상으로 자리 잡아
스포츠 매장 유치에 집중하는 백화점업계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 서울 '온' 매장이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박수림 기자


지난 20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3층.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 매장 앞에 설치된 웨이팅 기기 화면에는 '대기 19팀, 예상 대기시간 31분'이라는 안내 문구가 떠 있었다. 평일 낮 시간대에도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장 직원은 "오늘은 그나마 대기가 적은 편"이라며 "주말에는 최소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전날인 19일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매장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소비자 30여명이 늘어섰다. 같은 층에 입점한 일반 패션 매장들이 비교적 한산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스포츠웨어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산한 건강 관련 수요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일상적 소비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백화점업계까지 나서 인기 스포츠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패션 시장 정체에도 '나홀로' 호황 누리는 스포츠웨어

19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알로' 매장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다. /사진=박수림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 스포츠 카테고리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스포츠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19.4%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17.4% 증가했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 성장이 둔화세인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의복 소매판매액은 69조7020억원으로 전년(69조940억원)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패션 시장 침체 속에서도 스포츠웨어 인기가 견고한 배경에는 건강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웰니스(건강) 소비'가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운동이 취미 영역을 넘어 자기관리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러닝·요가 등 수요가 확고히 자리 잡았다. 소비층도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매장에는 젊은 세대부터 건강 관리에 관심이 높은 4050세대 소비자까지 폭넓은 고객층이 모여들었다. 

매장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평소 걸음 수가 많은 편이라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편한 신발을 찾고 있다"며 "19만원 정도 하는 신발을 샀다. 일반 운동화보단 비싸지만 기능을 감안하면 합리적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동용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직장 등으로 착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소비자 유입이 이어진 것이다. 알로 매장에선 요가 등 운동복뿐 아니라 셔츠, 면바지, 니트 등 캐주얼 라인업을 함께 선보였다. 온러닝도 바람막이, 아노락, 후드티 등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제품이 다수 진열돼 있었다.

 '11조 시장' 잡아라…스포츠 매장 확대에 힘 쏟는 백화점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 서울 '온' 매장이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박수림 기자


향후에도 관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 신발 등을 포함한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는 11조8750억원으로 5년 전인 2020년(7조7050억원)보다 4조1700억원가량 늘어났다. 업체는 오는 2030년까지 해당 시장이 13조897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화점들도 이러한 수요를 눈여겨보고 스포츠 매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이달 업계 최초로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를 개점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러닝 특화 매장인 '나이키 라이즈'를 선보였다. 회사는 이후에도 스포츠 브랜드 확장에 주력해 잠실 일대를 '러닝 메카'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알로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11월에는 온러닝 1호점을 열며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나이키·뉴발란스 등 스포츠 매장 규모를 기존 대비 2배가량 확대하는 '메가샵' 전력을 본격화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는 이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을 위해 필수적으로 소비하는 카테고리가 됐다"며 "최근에는 기능성뿐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도 인식되면서 관련 매장 출점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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