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귀여움’이 부른 불행…얼굴 납작한 개들의 만성질환, 더 광범위

김지숙 기자 2026. 2. 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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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머리에 왕방울만 한 눈, 납작한 코를 지닌 '단두종' 개들은 귀여운 외모로 큰 인기를 누리지만, 극단적 외모 탓에 호흡 곤란, 열 배출 등 건강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18일(현지시각) 프란체스카 톰린슨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 등 연구진은 "치와와, 몰티즈, 페키니즈 등 14개 견종 898마리의 호흡기 질환 유병률과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단두종 대표 견종으로 여겨져 온 불도그, 퍼그 이외에도 12개 품종이 '단두종 증후군'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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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페키니즈 89%, 재패니즈 친 82%가 ‘단두종 증후군’
그동안 ‘단두종 증후군’이 자주 발생하는 견종으로 여겨져 온 퍼그, 불도그, 프렌치 불도그 이외에도 페키니즈, 재패니즈 친, 시추 등 12개 견종도 호흡 질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큰 머리에 왕방울만 한 눈, 납작한 코를 지닌 ‘단두종’ 개들은 귀여운 외모로 큰 인기를 누리지만, 극단적 외모 탓에 호흡 곤란, 열 배출 등 건강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동안 퍼그·불도그·프렌치 불도그가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져 왔는데, 이밖에도 시추·페키니즈·재패니즈 친 등 12개 견종도 호흡기 질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각) 프란체스카 톰린슨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 등 연구진은 “치와와, 몰티즈, 페키니즈 등 14개 견종 898마리의 호흡기 질환 유병률과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단두종 대표 견종으로 여겨져 온 불도그, 퍼그 이외에도 12개 품종이 ‘단두종 증후군’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렸다.

단두종 증후군(BOAS, Brachycephalic Obstructive Airway Syndrome)이란, 개의 머리와 코가 납작해 선천적으로 기도가 좁거나 콧구멍이 말려들어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게 되는 것을 뜻한다. 두개골이 짧은 이런 견종들은 잘 때에도 제대로 숨을 쉴 수 없고, 아래턱의 돌출로 치아가 맞물리지 못해 먹이를 먹을 때도 어려움을 겪는다. 열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더위에도 취약하다.

이런 외모는 개들의 건강과 복지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귀여운 개를 원하는 입양자가 늘다 보니 외모적 특징이 잘 나타나는 개체 간의 근친교배가 급증했고, 결과적으로 극단적 외모와 취약한 유전적 특질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나라에서는 아예 이들 견종의 번식을 금지했고, 영국에서는 단두종 개의 입양·홍보를 만류하는 수의사회의 권고가 나오기도 했다.

연구진은 눈 사이의 거리(분홍색 선)와 두개골 너비(녹색 선)을 이용해 눈의 너비를 계산하고, 주둥이 길이(오른쪽 빨간 선) 및 두개골 길이(파란 선)을 이용해 두개안면의 비율을 측정했다. 프란체스카 톰린슨/캠브리지대 제공

이번 연구는 그동안 단두종 증후군의 주된 연구 대상이 되어 온 세 품종(퍼그, 불도그, 프렌치 불도그) 이외 종을 대상으로 유병률과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수의대 병원, 도그쇼, 견종별 건강검진 행사 등에서 개들을 평가했다. 3분간의 운동 테스트 이후 호흡음을 측정하고, 청색증(산소 부족으로 혀가 파랗게 변하는 것)이나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는지 아닌지 등을 조사했다. 그런 뒤 호흡 기능을 평가하고, 콧구멍 협착 정도·안면 두개골 비율·비만도도 종합적으로 살폈다.

평가 결과, 14개 견종 가운데 12개 견종에서 호흡 곤란이 관찰됐다. 특히 페키니즈는 89%, 재패니즈 친은 82%가 단두종 증후군이 관찰됐는데, 이는 퍼그, 불도그의 유병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킹 찰스 스패니얼, 시추, 브뤼셀 그리폰, 보스턴 테리어, 보르도 마스티프(도그 드 보르도) 등 5개 견종은 중증도 위험군(유병률 25~50%)으로 분류됐다. 포메라니안과 몰티즈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2종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호흡 장애를 유발하는 세 가지 주요 요인으로 과체중, 좁아진 콧구멍 그리고 극단적으로 납작한 얼굴 형태를 꼽았다. 또 매우 짧은 꼬리나 나사처럼 말린 꼬리도 단두종 증후군과 연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꼬리가 긴 개는 이 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30% 이상 낮았다.

연구에 참여한 보스턴 테리어 4마리와 연구진들. 프란체스카 톰린슨/캠브리지대 제공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단두종 견종에 대한 인식을 넓히길 기대한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제인 래드로 교수는 “번식업자와 예비 보호자가 단두종 증후군에 덜 취약한 품종을 선택하는데 이번 연구가 유용할 수 있다”면서 “도그쇼에서 이런 특질을 지닌 개가 수상함으로써 번식견으로 활용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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