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을 경쟁구도… 송영길, 이대통령에 내줬던 지역구 되찾을까 [인천 정가 레이더]
‘은인’ 송영길 vs ‘복심’ 김남준
계양으로 주소 옮기며 출마 담금질
‘계양 토박이’ 윤대기 변호사 출판기념회
전략공천 선출… 당 지도부 교통정리 예상

이재명 대통령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을 보궐선거를 두고 여당 내 경쟁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최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복당을 신청한 가운데,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사직서를 내고 계양구을 출마를 시사했다.
■복당 신청 송영길, 4년여 만에 계양으로
송 전 대표는 20일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등으로 2023년 4월 탈당한 지 2년8개월 만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3일 관련 혐의 2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0년 제16대 총선을 시작으로 계양구에서 5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송 전 대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주소를 서울로 옮겼다. 공석이 된 계양구을은 3개월 전 대선에서 낙선한 이재명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해 당선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에도 주소지를 서울로 유지하고 있던 송 전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판단에 민주당 복당 신청과 함께 계양구로 다시 이사를 왔다.
송 전 대표는 복당 신청서를 제출하며 밝힌 소감에서 인천이 본인에게 큰 의미가 있는 지역임을 강조했다. 그는 “인천은 정치적 고향이다. 1985년부터 인천에서 살았으니 고향인 (전남) 고흥과 고등학교를 나온 광주보다 더 오래 살았다”고 했다. 이어 “(2년8개월 전 탈당 당시) 서울시당 소속이었지만, 복당 신청서는 인천에 내고 인사를 드리는 게 맞다고 봤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계양구 병방동 영남아파트에 집을 구한 사실도 밝혔다. 그가 지역구 의원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이다. 송 전 대표는 “영남아파트는 영길이와 (부인) 남영신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영남아파트”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 대변인 내려놓은 김남준, 계양구을 출마 본격화
송 전 대표가 복당을 신청한 이날 공교롭게도 김남준 대변인은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대변인도 최근 계양구로 주소지를 옮기는 등 출마 움직임을 시작했는데, 사직서를 내면서 공식적인 행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김 대변인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뒤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계양구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2014년 성남시 대변인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김 대변인은 ‘핵심 친명’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때는 언론비서관을, 국회에 입성한 뒤 당권을 잡았을 때는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을 맡았다.
김 대변인이 계양구을의 유력 후보로 떠오른 건 지난해 12월25일이다. 이 대통령이 계양구의 한 교회를 찾아 성탄예배에 참석하는 일정에 김 대변인이 동석해 화제가 됐다. 이전부터 ‘김남준 계양구을 보궐선거 출마설’이 돌았지만, 대통령 공개 일정에 동행하면서 김 대변인의 출마를 확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역 정가에서 우세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대통령 복심’ 김 대변인이 계양구을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급부상하며 김 대변인 행보에 변수가 생겼다. 계양구을 지역에서 송 전 대표의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정면 승부를 택했다. ‘대통령 지역구’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 윤대기, 김남준 이어 송영길까지 … 당 지도부 교통정리 나설까

두 사람이 동시에 계양구을 출마를 향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누가 공천을 받을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이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최대 고비를 맞았을 때 ‘지역구를 내준’ 송 전 대표가 계양구을로 복귀할 명분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대변인이 계양구을로 올 경우 청와대와의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둘 외에 계양구을에 만만치 않은 도전자는 또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인천지부장 출신 윤대기 변호사다. 윤 변호사는 계양구 출생으로 계양초등학교, 계양중학교를 졸업했다. 사시 43회에 합격하고 변호사가 된 뒤 서울이 아닌 인천에서 터를 잡고 20년 이상 활동해 왔다. 윤 변호사는 오는 28일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경선을 통해 한 명을 선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지역 정가의 주된 시각이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대체로 전략공천을 해온 사례가 많다는 게 이유다. 더군다나 대통령 지역구이자 민주당의 대표적 텃밭 계양구을에서 경선을 치르다 경쟁이 과열되면 지방선거 본선에 들어가기 전부터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인천지역 한 민주당 관계자는 “계양구을은 이번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 될 텐데, 당내 경선에서 갈등이 벌어지면 지선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당에서도 역대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경선 방식으로 한 사례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복당 신청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양구을 출마와 관련해 즉답을 피했다. 당 지도부와 만나 본인의 출마 등 거취를 두고 상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송 전 대표는 “조승래 당 사무총장,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 등 지도부와 통화했다. 아마 다음주 중으로 정청래 대표와 만나지 않을까 싶다”며 “저도 당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는 만큼 지도부와 면밀히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또 계양구을 출마 외에 다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냐는 물음에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 8천만 겨레의 평화를 위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재명 정부를 돕겠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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