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9세 73% "AI 이미지 판별 가능"… 실제론 절반도 구분 못해
AI 이미지·영상에 수용적이지만
"공공·언론 활용때 신뢰 약화" 61%
"광고 브랜드 진정성 떨어져" 56%

2022년 초 DALL-E, 미드저니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이미지 생성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AI 이미지의 대표적인 오류로 자주 지적되던 장면들이다. 그러나 불과 1~2년 사이 AI 기술은 눈에 띄게 정교해졌고, 이제는 전문가조차 AI 생성물인지 실제 사진인지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올해 1월 22일부터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은 ‘AI 표시 의무’를 도입해 AI 생성물에 대한 투명성 확보에 나섰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2025년 12월 5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 국민이 평소 AI 이미지·영상을 얼마나 접하고 있는지와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또 AI 기본법이 AI 이미지·영상에 대한 신뢰 회복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았다.
최근 1년 내 AI 이미지·영상 "본 적 있다" 70%
AI 이미지·영상의 확산은 시대의 자연스러운 변화이다 81%
본 조사에서 AI 이미지·영상은 ‘사람이 직접 촬영하거나 그린 것이 아닌, AI가 학습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이미지·영상’으로 정의하였다.
조사 시점 기준 최근 1년 내에 AI 이미지·영상을 본 적 있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70%이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가 89%로 가장 높으며, 70세 이상도 54%가 ‘본 적 있다’고 응답해 AI 이미지·영상을 접한 경험이 모든 연령대에 걸쳐 고루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높은 경험 비율은 AI 기술을 대하는 대중의 수용적인 태도로 이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81%가 AI 이미지·영상의 확산을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답했으며, 66%는 ‘인간의 창작물과 AI 생성물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즉, 대중은 이제 AI 생성물을 낯선 기술이 아닌 일상 속에 스며든 필연적인 삶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AI 이미지·영상에 대한 긍정인식 15% 불과, 부정인식은 2배 높은 32%
실제보다 AI 사용된 상황에서 정보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 전반적으로 낮아
다만 AI의 확산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과 달리, AI 생성물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AI 이미지·영상에 대해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가 53%로 가장 높은 가운데,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이보다 두 배 높은 32%이다. 특히 낮은 연령대일수록 AI 생성물을 많이 접함에도 불구하고, 인식 측면에서는 18~29세의 47%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젊은층의 AI 생성물에 대한 경계심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AI 이미지·영상에 대한 응답자들의 다양한 인식도 확인해 보았다. ‘AI 이미지·영상의 사용이 언론이나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 61%, ‘AI 이미지·영상이 사용된 광고를 보면 브랜드의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56%, ‘AI 이미지·영상이 사용된 광고나 콘텐츠를 보면 거부감이 든다’ 49%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인된 가운데, 18~29세는 각각 76%, 72%, 71%가 동의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AI 생성물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젊은 세대에서 AI 생성물을 접하는 빈도가 높은 만큼, 기술의 부정적 활용 사례에 대한 노출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비판적 경계심이 강화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실제 이미지·영상과 AI 이미지·영상 간의 신뢰도 차이도 뚜렷하다. 뉴스 보도, 광고, 메뉴 사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제 이미지·영상보다 AI 이미지·영상이 사용되었을 때 정보를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이 20~30%가량 낮다. 이는 대중이 분야를 막론하고 AI보다 실제 이미지·영상을 신뢰하며, AI 이미지·영상의 사용이 정보의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 AI 이미지·영상과 실제 이미지·영상 "구분한다" 54%
그러나 AI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 구분 정답률은 높지 않아
AI 이미지·영상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제로 우리 국민은 AI 이미지를 얼마나 잘 구분할 수 있을까?
스스로 AI와 실제 이미지·영상을 얼마나 잘 구분할 수 있는지 물은 결과, 응답자 중 절반(54%)이 ‘구분한다’고 응답하였다. 다만 연령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는데, 18~29세의 경우 73%가 구분 가능하다고 답해 높은 자신감을 보인 반면, 70세 이상은 44%에 그쳐 연령대가 높을수록 AI 이미지·영상 판별에 대한 주관적 어려움이 커지는 경향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 판별 테스트 결과, AI 이미지에 대한 대중의 구분 능력은 연령이나 주관적 구분 능력 평가와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론 속의 여론'팀이 AI를 통해 제작한 사람·사물 이미지 4장과 실제 사람·사물 사진 4장을 무작위로 제시해 실제 사진인지 AI 이미지인지 구분해 달라고 한 결과, 평균 정답 개수는 4개로 절반에 그쳤다. 세부적으로는 0~3개 정답(36%), 4개 정답(35%), 5~8개 정답(30%)으로 나타나 정답률이 높지 않았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세대별 판별 능력의 차이가 미미했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판별 능력에 높은 자신감을 보였던 18~29세와 자신감이 낮았던 70세 이상 모두 실제 테스트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나아가 응답자의 14%는 실제 사진 4장을 모두 AI 이미지라고, 8%는 AI 이미지 4장을 모두 실제 사진이라고 오인하기도 했다. 정교해진 AI 기술로 인해 오히려 실제 사진을 AI 이미지라고 착각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AI 이미지·영상 생성 기술이 더욱 발전할 미래에는 인간의 인지 능력만으로 이미지의 진위를 가려내는 데 더 큰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AI 사용 표시 긍정 평가 높지만
실제 인지율 39%, 효과에 의문
법·정책 '개인 판단 의존' 한계
이처럼 AI가 발전함에 따라 AI 기본법이 2024년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올해 1월 22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해당 법안은 ‘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생성형 AI 결과물에는 AI 사용 여부를 반드시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I 기본법의 인지도를 물어본 결과,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알고 있다’는 4%, 10명 중 7명 이상(73%)은 처음 들어봤거나(30%) 법안 명칭은 들어봤지만 자세히 모른다(43%)고 답했다. 다만 이는 AI 기본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인지도로, 향후 제도 안착에 따라 AI 기본법에 대한 인지 양상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AI 기본법의 AI 사용 표시 조항에 관한 응답자들의 다양한 인식도 살펴보았다. 그 결과, ‘AI 사용 표시 의무가 시행될 경우 온라인상 허위·조작 이미지의 확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데 77%가 동의하며, ‘AI로 제작된 콘텐츠라도 AI 이미지·영상이라는 설명이 있다면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도 71%에 달했다. 또한 ‘AI 사용 문구가 표시될 경우 이용자들이 이를 쉽게 인식하고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도 68%로, 전반적으로 AI 사용 표시 문구가 갖는 책임 있는 정보 제공 및 투명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AI 사용 표시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문구가 있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던 대중의 기대와 실제 인지율 사이에 큰 간극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응답자들에게 '여론 속의 여론'팀이 제작한 AI 생성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고, 해당 영상에 삽입한 ‘이 영상은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았는지 물은 결과, 보았다는 응답은 39%에 불과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문구를 발견했다는 비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AI 사용 표시 문구의 실제 인지율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점은, AI 기본법이 ‘표시 의무의 도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개인의 판단에 의존해 진위를 가려내는 방식은 한계에 부딪히고, 그 빈틈은 허위·조작 정보의 확산과 공적 영역 전반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제 법과 정책은 AI 사용 사실을 ‘표시했다’는 형식적 준수를 넘어, 국민이 실제로 인지하고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AI 기본법이 기술 발전을 뒷받침하는 신뢰의 장치로 기능할지, 아니면 현장과 괴리된 규제 중심의 제도로 남을지는 이러한 후속 설계에 달려 있다.
김민지 한국리서치 연구원 이은별 한국리서치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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