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모처럼 기민당 행사에서 메르츠와 악수… 옛 라이벌의 화해?

김태훈 2026. 2. 21. 10: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앙겔라 메르켈(71) 전 독일 총리가 2021년 12월 총리직 퇴임 이후 처음으로 소속 정당인 기민당(CDU) 전당대회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번 대회에선 프리드리히 메르츠(70) 현 총리가 CDU 의장으로 재선출됐는데, 메르켈은 오랜 정적으로 여겨져 온 메르츠와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메르켈은 여전히 CDU 당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가 전당대회 같은 당 내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총리직 퇴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DU 전당대회에서 화기애애 분위기 연출
메르츠, 이민 정책 등에서 ‘메르켈 지우기’
앙겔라 메르켈(71) 전 독일 총리가 2021년 12월 총리직 퇴임 이후 처음으로 소속 정당인 기민당(CDU) 전당대회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번 대회에선 프리드리히 메르츠(70) 현 총리가 CDU 의장으로 재선출됐는데, 메르켈은 오랜 정적으로 여겨져 온 메르츠와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CDU 전당대회 행사 도중 프리드리히 메르츠(왼쪽) 총리가 과거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의회의 원내 1당인 CDU는 자매 정당인 기사당(CSU)과 사실상 한몸으로 통상 ‘CDU·CSU 연합’으로 불리며, 현재 사민당(SPD)과 더불어 연립정부를 꾸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CDU는 이날 슈투트가르트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2022년 당 의장에 오른 메르츠의 연임을 의결했다. 대의원 유효 투표 963표 가운데 무려 878표를 얻어 91%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날 행사장의 귀빈석에선 아주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CDU 전 의장이자 2005년부터 16년 동안 독일 총리를 지낸 메르켈이 주인공이다. 메르켈은 여전히 CDU 당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가 전당대회 같은 당 내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총리직 퇴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츠는 메르켈을 “우리 당에 충성하는 동지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고 부르며 크게 환영했다. 그는 메르켈이 동독 출신이란 점을 감안한 듯 “1990년 독일 통일의 주역은 바로 우리 CDU”라며 “특히 메르켈 당신은 16년간 독일 총리를 역임하며 몸소 이 통일을 완성했다”라고 찬사를 바쳤다. 많은 당원들은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에 주목하며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기도 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CDU 전당대회에 참석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당 의장으로의 재선출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르츠와 메르켈은 2002년 당시 야당이던 CDU의 당권을 놓고 격돌한 것을 계기로 20년가량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왔다. 그 때문인지 당권을 장악한 메르켈이 2005년 집권해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메르츠는 내각의 장관 등 요직은 물론 당직에서도 철저히 소외됐다. 한때 메르츠는 정치를 포기하고 대기업 임원으로 직업을 바꿀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2025년 5월 결국 총리직에 오른 메르츠는 외교와 이민 등 정책 분야에서 메르켈 시대의 유산을 빠르게 청산하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두 사람의 악수를 놓고 ‘옛 정적들의 완전한 화해’로 보긴 어렵다는 시선이 지배적인 듯하다. 그보다는 옛 동독에 속했던 동부 2개주(州)에서 곧 실시될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옛 동독 지역에선 요즘 외국인 혐오 등 극우 성향이 짙은 독일대안당(AfD)의 인기가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 메르츠로선 옛 동독 출신인 메르켈을 내세워 동부 지역에서 CDU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