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우주] 죽어가는 별이 껍질을 벗는 순간

곽노필 기자 2026. 2. 21. 10: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허블우주망원경 카메라에 포착된 이 장면은 우주가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자신을 감추고, 또 드러내는지 잘 보여준다.

별이 내뿜은 빛은 먼지 틈을 비집고 새어 나오며, 마치 조각칼로 벼리듯 성운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명암 대비를 만들어낸다.

전행성상 성운은 행성상 성운의 전 단계로, 별이 죽어가면서 방출한 가스와 먼지층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이다.

따라서 달걀성운은 죽어가는 별이 외피를 벗어던지는 과정을 연구하기에 좋은 대상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곽노필의 미래창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달걀 성운’
행성상 성운으로 가는 과도기 단계
허블우주망원경이 1000광년 거리에 있는 달걀 성운의 역대 가장 선명한 모습을 촬영했다. 죽어가는 별이 방출한 가스와 먼지 덩어리가 독특한 모양을 만들어냈다. 중앙의 불투명한 먼지 구름이 중심별을 가리고 있고, 별에서 나오는 두 개의 강한 빛줄기가 양쪽의 커다란 구멍에서 뻗어나오고 있다. 나사 제공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허블우주망원경 카메라에 포착된 이 장면은 우주가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자신을 감추고, 또 드러내는지 잘 보여준다.

‘달걀 성운’(CRL 2688)이라 불리는 이 천체는 백조자리 방향으로 약 1000광년 거리에서, 빛과 어둠이 정교하게 맞물린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크기는 지름 0.1~0.3광년, km로 환산하면 1조~3조km다.

성운의 중심에는 별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별을 직접 볼 수는 없다. 중심별에서 방출된 먼지가 두꺼운 장막처럼 별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중심별은 마치 불투명한 달걀흰자 속에 숨어 있는 노른자처럼 어렴풋이 보일 뿐이다. 별이 내뿜은 빛은 먼지 틈을 비집고 새어 나오며, 마치 조각칼로 벼리듯 성운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명암 대비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허블의 탁월한 해상도 덕분이다.

달걀 성운은 가장 먼저 발견된, 그리고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어리고 가장 가까운 ‘전행성상 성운’(pre-planetary nebula)이다. 전행성상 성운은 행성상 성운의 전 단계로, 별이 죽어가면서 방출한 가스와 먼지층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이다. 행성상 성운은 성운의 모양이 행성처럼 둥근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 행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단계의 성운은 중심별의 빛을 반사하며 빛나는데, 이 빛은 수백년 전 별에서 방출된 먼지 덩어리 속에 생긴 구멍을 통해 빠져나온다 .

또 중심별의 아래-위 방향으로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2개의 돌기 모양 구조물은 동심원 모양의 고리들을 꿰뚫고 있다. 나사는 “이는 중심별이 두꺼운 별 먼지 원반 깊숙한 곳에서 하나 이상의 동반별과 중력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별은 핵융합에 사용하는 수소와 헬륨 연료를 모두 소진하면 바깥층 껍질을 벗어버린다. 그 결과 드러난 뜨거운 중심핵은 주변에 있는 가스를 이온화시킨다. 나선 성운, 가오리 성운, 나비 성운 같은 행성상 성운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다. 달걀 성운은 거기까지 가는 과정의 중간 단계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단계는 길어야 수천년이다. 따라서 달걀성운은 죽어가는 별이 외피를 벗어던지는 과정을 연구하기에 좋은 대상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우주 공간으로 흘러나온 우주 먼지는 훗날 새로운 별을 만드는 씨앗이 된다. 태양계도 45억년 전 이런 먼지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