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도 아닌데 뭘” 안심한 사이… 과체중부터 ‘뇌 혈관’ 손상된다
비만 전 과체중 단계부터 뇌의 미세 혈관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통 과체중 판정을 받아도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뇌 건강을 위해 이 단계에서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신경과 박강민 교수와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진승 교수 연구팀은 체질량지수에 따른 뇌 백질의 미세구조 손상 정도를 영상 지표로 확인해 국제학술지 ‘비만 연구 및 임상진료(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시아·태평양 기준 체질량지수에 따라 정상체중(18.5~22.9㎏/㎡), 과체중(23~24.9㎏/㎡), 비만(25㎏/㎡ 이상)으로 구분한 성인 집단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뇌에는 가느다란 혈관들이 촘촘히 분포하고 있는데,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뇌 소혈관질환’으로 이어져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고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연구진은 비만이 이런 손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기 위해 확산 텐서 영상(DTI)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때 뇌 백질의 미세 구조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영상 지표인 ‘PSMD’를 적용해 손상 정도를 수치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체질량 지수가 증가할수록 PSMD 수치도 함께 상승하는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나타났다. 특히 비만이 아닌 과체중 단계에서도 이미 정상 체중군보다 PSMD 수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돼 뇌 백질의 미세한 손상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컸다. 연구진은 체질량 지수와 뇌의 미세 구조 변화 간 상관 관계가 나타난 이유로 만성 염증과 대사 이상을 들었다. 체중 증가와 함께 염증 반응이 늘어나고 이어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이상 지질혈증 등이 동반되는 변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뇌의 미세 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과체중이 단순한 체형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뇌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으며, 가급적 일찍 체중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건강한 일반 성인 중에서도 체중 증가가 뇌 미세 구조 변화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진승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23㎏/㎡을 넘는 단계부터 보다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근거를 제시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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