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밝게 만들면 지구가열화 막을 수 있다”

소금으로 구름 밝히면 기온·강수량 2020년 수준 유지
중국 난징정보과학기술대 연구팀이 태평양 4개 해역에 소금입자를 뿌려 구름을 밝게 만드는 '해양 구름 밝기 증가(MCB)' 기술을 2020년부터 2100년까지 시뮬레이션 한 결과, 전 지구 평균 기온과 강수량이 2020년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MCB는 바닷물에서 추출한 소금입자를 바다 위 구름에 뿌려 구름을 더 하얗고 두텁게 만드는 기술이다. 흰 옷이 검은 옷보다 덜 뜨거운 것처럼 구름이 하얄수록 햇빛을 더 많이 반사해 지구를 식힌다. 연구팀은 2050년 기준 연간 약 6200만 톤, 2100년 기준 약 9400만 톤의 소금입자를 주입했을 때 전 지구 평균 기온과 강수량 모두 2020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예측 못한 이상 기후현상 발생할 수 있어
MCB가 전 지구 평균 기온을 잡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지역별 불균형도 발생했다. 연구팀은 소금을 뿌릴 지역으로 동태평양 4개 해역을 골랐다. 낮고 넓게 깔리는 층적운이 많아 소금 입자를 뿌렸을 때 구름이 밝아지는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남북 반구 에너지 불균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도를 기준으로 남북 대칭이 되도록 배치했다.
그러나 이 대칭 배치로도 불균형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냉각 효과가 태평양 주변에 집중되다 보니 멀리 떨어진 유럽·미국·중국 동북부까지는 충분히 미치지 못했고,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의 에너지 균형이 깨지면서 이를 보상하려는 방향으로 대서양 해류가 빨라졌다. 빨라진 해류는 열대의 따뜻한 바닷물을 북쪽으로 더 많이 실어 날랐고, 그 결과 유럽과 미국 동부는 오히려 더 더워졌다. 미세먼지가 없어져서 더워진 데다, MCB 부작용으로 해류까지 바뀌어 또 더워지는 이중고가 생긴 셈이다.

깨끗한 공기가 온난화 앞당긴다?
그런데 이 연구가 나온 데는 배경이 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만 줄어드는 게 아니다. 연소 과정에서 함께 나오던 황산화물·질산화물 같은 오염물질, 즉 미세먼지도 덩달아 줄어든다.
대기 중 미세먼지 입자는 햇빛을 직접 반사하거나 구름 속 물방울을 잘게 쪼개 구름을 더 하얗고 두텁게 만든다. 미세먼지가 지구 전체에 차양막을 쳐온 셈이다. 탄소중립으로 이 차양막이 걷히면 더 많은 햇빛이 지표면에 닿아 기온이 오른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탄소중립 경로를 따를 경우 미세먼지 감소만으로 21세기 말 전 지구 평균 기온이 2020년 대비 0.89도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미세먼지가 많았던 유럽, 중국 동부, 미국 동부에서 기온 상승이 두드러졌다.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를 지키려 했더니 오히려 기온이 오르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

선박 규제가 가열화 앞당겼다…기후대응의 역설
탄소중립으로 미세먼지가 줄면 오히려 더워진다는 역설은 이미 현실에서 먼저 발생했다.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의 황 성분 함유량을 대폭 낮추는 규제를 시행하면서다. 황 성분은 대기오염의 주범이지만 동시에 바다 위 구름을 밝고 두텁게 유지하는 역할도 해왔다. 코넬대 연구팀은 이 규제만으로 지구 기온이 약 0.08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Earth System Dynamics, 2024).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엑서터대 연구팀은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최대 2~3년 앞당겨졌다고 분석했다(Earth's Future, 2024). 2023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기록적 폭염의 원인 중 하나로 이 규제가 지목되기도 했다.
MCB는 바로 이 구름 밝기를 인공적으로 되살리자는 발상이다. 실제로 구현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202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연구팀이 퇴역 항공모함 위에서 소금 입자를 분사하는 야외 실험을 시작했지만 지역주민 반발로 중단됐다. 호주에서는 산호초 보호를 목적으로 소규모 실험이 따로 진행되기도 했다.
난징정보과학기술대 연구팀은 "MCB의 효과는 소금을 뿌리는 위치와 시기,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더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