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래는 밝다고 외칠 수 있게”…다카이치 시정연설 주요 내용

유태영 2026. 2. 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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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일 특별국회 시정방침 연설을 통해 집권 2기 정책 구상을 밝혔다. 책임 있는 적극재정,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등 “국론을 양분하는 정책” 추진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며 실시한 조기 총선에서 ‘역사적 대승’을 이끈 그는 “겸손하게, 그러나 대담하게 정권 운영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일 도쿄 국회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일본과 일본인의 저력을 활용해 강력한 경제 정책과 강력한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광범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며 “젊은이들이 일본에서 태어난 것에 자부심을 가지며 ‘미래는 밝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책임 있는 일본 외교’를 강조한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에 대해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했고, 중국에는 “의사소통을 지속하며 냉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납북 피해자 귀국’의 임기 내 실현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돌파구를 열겠다고 했다.

자위대의 헌법 명기 등을 위한 개헌을 두고는 여당이 중의원 총원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국회 발의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다카이치 2.0의 윤곽을 제시한 이날 시정방침 연설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봤다.

◆한국 및 한반도 주변 안보 관련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을 일본에서 맞이했다. 현재의 전략환경 하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상 간 신뢰관계를 기초로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한층 더 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

“일·미(미·일) 동맹은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축이다. 이를 토대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 같은 기본 가치·원칙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손을 맞잡고 나아가겠다. 일·미·한(한·미·일), 일·미·필리핀, 일·미·호주, 일·미·호주·인도 등 다각적 안전보장 협력을 심화해 나가겠다.”

“올해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을 주창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지정학적 경쟁의 격화, 인공지능(AI)·디지털 등 기술 혁신의 가속과 패권 경쟁의 변화를 고려하면 각국이 자율성과 강인함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 기반, 중요 물자의 공급망 강화 등 경제기반의 강화, 민·관 일체의 경제 성장 기회 창출, 정부 안보 역량 강화 지원, 정부개발원조 규모 확대를 통한 지역의 평화·안정 협력 확대 등 FOIP을 위한 노력을 전략적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다.”

“규칙에 기반한 자유무역 체제의 유지·확대는 우리나라(일본) 경제 외교의 핵심이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해 전략적 관점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입국 확대와 협정 개정을 목표로 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유럽연합(EU)과의 추가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 가겠다.”

◆중국·북한 관련

“중국과는 전략적 호혜관게를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건설적이면서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간다는 것이 다카이치 내각의 일관된 방침이다. 중요한 이웃 국가이면서도 다양한 현안과 과제가 존재하는 만큼 의사소통을 지속하면서 국익의 관점에서 냉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가겠다.”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전원의 귀국을 내 임기 중에 실현하고 싶다. 그렇게 굳게 결의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돌파구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게 종전보다 더욱 중대하고 긴박한 위협이 되고 있는 핵·미사일 개발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20일 오후 일본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중의원 연설 화면 캡처
◆개헌 및 방위력 강화 관련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지, 그 이상적인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이 헌법이다. 헌법 개정과 관련해, 중의원과 참의원에 설치된 헌법심사회에서 당파를 초월한 건설적 논의가 가속화되는 것과 더불어, 최종적 판단을 내리는 국민 여러분 사이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논의가 깊어져, 국회에서의 발의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국가안보전략 등 3대 안보문서가 책정된 이후 새로운 전투 방식의 표면화, 장기전 대비의 필요성 등 안보환경 변화가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3대 안보문서를 조기에 개정하겠다.”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개편하고 우주작전집단을 새로 만들겠다.”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경우 이른바 ‘5유형’(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용도에 한해서만 무기 수출을 허용하는 규제) 재검토를 가속화하겠다. 이는 동맹국·우호국의 억제력·대응력 강화를 도울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방위 생산 기반과 민생 기술 기반 강화에도 기여한다.”

“정보의 사령탑 기능 강화를 위해 총리를 의장으로 하고 관계장관들로 구성된 국가정보회의를 내각에 설치하겠다. 또 내각정보조사실을 국가정보국으로 격상해 관계기관의 정보를 집약·활용하겠다.”

◆경제 관련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저조하지만 기술 혁신력이나 노동 효율성 등을 나타내는 지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손색이 없다. 압도적으로 부족한 것은 자본 투입량, 즉 국내 투자이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철저히 조처하겠다.”

“장기간 이어져온 과도한 긴축 성향과 미래에 대한 투자 부족 흐름을 끊어내겠다. 세계가 산업 정책의 대경쟁 시대에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 필요한 재정 투입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매년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예산 편성과 결별하겠다. 필요한 예산은 가능한 한 본예산으로 조치하겠다.”

“성장률 범위 안에서 부채 잔액의 증가율을 억제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잔액 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춰 가겠다. 이를 통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겠다.”

“그 시작점이 되는 것이 2026회계연도(4월∼내년 3월) 예산과 세제 개정이다. 모든 것은 국민 여러분을 위한 것이니 예산안의 신속한 심의를 부탁드린다.”

“(세계가 의존하고 민생용으로도 사용되는 물자를)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의존성을 벗어나기 위해 동지(同志)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의해 안전성이 확인된 원자로의 재가동을 가속화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하겠다. 차세대 혁신 원자로의 개발·설치도 구체화하겠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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